감사원, '文정부 사드 배치 고의 지연' 포착… 정의용 등 수사 요청

경북 성주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2017년 배치된 이래 처음으로 기지 밖에서 발사대 전개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고의로 지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4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지난달 정 전 실장 등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고위관계자 4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들이 사드의 정식 배치를 고의로 지연시킨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는 2017년 4월 박근해 정부 시절 경북 성주군에 임시 배치됐다. 그러다 2017년 6월 문 전 대통령은 정식 배치 전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게 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 정부 5년 간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평가위원회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문 정부가 사드 정식 배치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2월 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사드 배치 관련 환경영향평가를 의도적으로 미룬 의혹이 있다’며 공익 감사를 청구하며 시작됐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