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 개발·소재 자립화 기여…'지역협력연구센터' 경기도 표창

경희대 글로벌 차세대 반도체 연구센터
경희대 글로벌 차세대 반도체 연구센터가 산학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심포지엄을 열었다. 경희대 제공
경희대 글로벌 차세대 반도체 연구센터는 지난해 7월 설립 이후 반도체 소재와 부품 등에 역량을 집중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센터는 경기도와 용인시가 지원하는 사업인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의 일환으로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해 시작한 글로벌 연구센터다. 12개의 기업의 참여도 더해져 매년 약 9억원을 투자해 6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글로벌 차세대 반도체 연구센터는 이 사업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센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반도체와 관련한 기술과 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활용해 융합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산업체 인력 재교육 센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와 관련된 산업군이 포진된 경기도를 중심으로 대학 주도의 산업체 연구 활동을 지원한다. 중소·중견기업들의 반도체 기술 역량을 높여 경기도 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는 취지다.이 센터에서는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차세대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서브나노미터(sub-nm) 이하 초미세공정용 첨단 소재를 개발 중이다. 기존의 소재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차세대 소재와 부품을 개발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반도체 소재와 부품의 구조에 발맞춰 분자 에너지를 계산한 뒤 새로운 고분자와 광산발생제(PAG)의 분자 디자인과 구조를 도출하는 연구 등이 이뤄진다.

메모리와 차세대 반도체 소자를 위해 기능성 박막을 미세 제어하는 공정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산모사를 거쳐 고품질의 고유전율 유전막원자층의 리간드(수용체 결합 물질)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하이브리드 소재에 기반한 반도체 공정과 소자·패키징 기술도 연구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인체와 결합해 몸 안에 삽입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를 연구하는 분야다. 플렉시블 소자를 만들기 위한 소재와 기술도 함께 다룬다. 정전을 방지하기 위한 은나노와이어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차세대 반도체 연구센터는 사업 진행 약 1년 만에 4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며 10편 이상의 국제 논문도 게재했다. 이밖에도 4건의 기술이전, 13명의 신규 고용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6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산학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주된 논문 성과로는 산화지르코늄과 산화하프늄을 원자층 증착법으로 증착하기 위한 특허 재료 개발이 있다. 업계에서 잘 쓰이지 않은 중수소를 이용해 기존의 원재료보다 20% 이상 특성을 향상했다. 리튬이온을 활용해 고체 내에서 이동속도가 빠르고 제어가 쉬운 ‘고신뢰성 자가정류형 인공 시냅스 소자(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소자)도 개발했다. 신축성이 있는 다층 폴리머 기반 하이브리드 반도체 필름도 개발했다. 이 필름을 활용해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까지 감지할 수 있는 전자 피부용 광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연구센터 관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원천기술을 개발한 뒤 5건 이상 홍보를 진행해 경기도 반도체 산업의 활성화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2024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 성과 우수 경기도 표창’도 수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욱 센터장
글로벌 차세대 반도체 연구센터장을 맡는 박종욱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관련 산업군이 밀집한 경기도를 중심으로 산업 시장성을 반영한 연구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개방형 연구개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들의 글로벌 밸류체인 진입과 경기도 반도체 생태계의 고도화를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