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죽일 것' 발언 셌다는 것 인정"…비명계 "대응 안 해"

최민희, '죽일 것' 겨냥된 비명계
입장 묻자 "대응 안 하기로 했다"
崔 "발언 너무 셌던 것 인정한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선출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 친명(親이재명)계 최민희 의원이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1심 판결 이후 조직적 움직임을 보이는 비명(非이재명)계에 극언을 해 논란인 가운데, 비명계는 최 의원의 발언에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주축이 된 원외 모임 '초일회' 소속 A 전 의원은 최 의원의 '움직이면 죽일 것'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경닷컴에 "최 의원을 비롯한 다른 의원들의 이런저런 말씀에 당분간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초일회 소속 B 전 의원도 "현안에 대해 거리를 두려고 한다"고 했다.초일회는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직후, '비명계 신(新) 3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내달 1일 특강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후 이 대표가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시기에 맞춰, '비명계가 조직적 움직임에 시동을 걸었다'는 취지의 보도가 쏟아졌다.

최 의원의 발언은 비명계의 이같은 행보가 주목받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지난 16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현장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핵심은 '민주당이 분열하느냐 아니냐'"라며 "일부 이미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는데)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수위 높은 발언에 일단 민주당은 당 차원의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황정아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개인적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경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온건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다. 각자 소신대로 발언할 수 있다. (최 의원의 발언은)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최 의원이 발언 배경을 밝히며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수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민께서 최 의원의 발언을 불편하게 생각하신다면 최 의원 본인이 이 발언을 하게 된 진위를 설명하고,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직접 하시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감정적 발언들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자님들 전화 그만하라. 공개적으로 답 드린다"며 "제 발언이 너무 셌다는 거 인정한다. 민주당이 똘똘 뭉쳐 정치 검찰과 맞서고 정적 죽이기에 고통받는 당 대표를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썼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