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또 가야죠"…한국인들, 한 달에 200만명씩 몰려간 곳

"또 일본 가요?" 한 달에 200만명씩
日여행객 '역대 최다'

한-일노선 항공승객, 2056만6186명
"엔저, 항공편 확대 영향 커"
주요도시 대신 소도시 찾는 N차 여행 수요 늘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탑승수속 안내 게시판. 사진=뉴스1
올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최다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재방문, 이른바 'N차 여행지'로 인기를 끌면서다. 관련 업계의 항공 노선 확대와 현지 소도시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서 한·일 항공노선 이용객은 이달 중 연간 최대치를 돌파할 전망이다.

19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10월 한국~일본 노선을 이용한 항공 승객 수는 2056만618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547만3315명) 대비 32.9%나 늘었다. 역대 1~10월 기준 최고치로 역대 연간 최고 기록인 2018년(2135만명)도 이달 안에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여행업계는 일본행 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엔화 가치 하락(엔저)과 항공노선 확대를 꼽는다. 일본은 매년 한국인이 찾는 인기 여행지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비행시간이 1~2시간가량 걸리는 단거리 여행지로 직장인 연차 부담이 적고, 처음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도 어렵지 않은 여행지로 주목받으면서다.

엔화 가치까지 떨어지면서 경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해 일본행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등 익숙한 여행지 대신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도시로 떠나는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국인이 찾는 일본 도시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배 늘어난 71곳으로 확대됐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 직항 노선이 활발히 생겼고 접근성이 좋아졌다"면서 "여행업계가 소도시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키우고, 각종 프로모션까지 출시하면서 합리적 여행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업계는 연말연시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각종 프로모션으로 모객에 나섰다. 자유여행객을 겨냥한 상품부터 골프, 온천까지 다양한 프로모션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어때는 구마모토를 비롯해 마쓰야마, 히로시마, 시즈오카 등 다양한 도시들을 타깃팅한 쿠폰팩 발급, 숙소 할인 등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인터파크트리플은 일본 온천여행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홋카이도 패키지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인터파크트리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패키지여행 상품 예약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1% 급증했다. 지역 관련 패키지 가운데 가장 잘 팔린 1~2위가 모두 겨울 온천 관련 상품이다.야놀자 플랫폼은 왕복 항공권과 호텔, 여행자 보험, 특전 등을 하나로 묶은 '자유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꾸준한 일본 여행 수요에 맞춰 개별 상품 대비 최대 25% 할인가에 판매한다. 또한 해외 항공권과 숙소를 모두 야놀자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면 최대 10만원 상당 리워드를 추가 제공한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일본 여행 수요가 견고할 것으로 내다봤다. 900원대까지 치솟았던 엔화 가치가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항공 운항편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0월 8만7230편이던 일본 노선 항공편 수는 올해 11만2528편으로 29% 늘었다. 동계 기간에는 계절적 수요 대응을 위해 하계보다 12% 늘어난 주 143회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소도시 직항 노선 확대와 재방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동계 시즌에도 일본행 수요는 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여행지로 여전히 일본을 많이 찾는 것은 변함없지만 세부적 여행의 양상은 이전과 달라졌다"며 "일본 여행은 곧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라는 공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