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허 찔렸다"…中 빅테크 침투에 속수무책

알리바바 등 中 빅테크 기업들, 미국서 AI 인재 빼간다
알리바바 로고 / 사진=로이터 연합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미국 기술혁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산업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경쟁사들로부터 AI 인재를 빼오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실리콘밸리 인근 서니베일에서 AI 팀을 모집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미국 AI 산업 침투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 측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비롯해 미국 주요 IT기업에서 근무한 엔지니어, 제품 관리자, AI 연구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링크드인에 올라온 채용공고에도 응용 과학자, 머신러닝 엔지니어, 제품 마케팅 매니저를 뽑는다고 밝혀놨다. 한 소식통은 "알리바바의 AI팀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디지털 커머스 그룹이 준비 중인 AI 기반 검색 엔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한 채용 담당자는 "미국 내 기술 인력에 이메일을 보내 이직을 제안하고 알리바바가 캘리포니아의 AI 팀을 독립시켜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규제로 타격을 입고 있다. 미 정부가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면서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모회사더라도 미국에 기반을 둔 업체의 경우 미국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최첨단 AI 칩을 확보할 수 있다. FT는 "중국 기업들은 이런 허점을 활용해 미국 지사 등을 미국의 사업 기반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은 "중국의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도 지난 몇 달간 실리콘밸리에 AI 팀을 꾸려왔다"고 전했다. 왕싱 메이퇀 최고경영자(CEO)는 공동 창업자인 왕후이원을 회사로 복귀시켜 메뉴 번역 기능과 가상비서 등 AI 관련 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차세대 AI 팀을 이끌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확고한 AI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엔 틱톡에 AI 기능을 통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