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의 실험…서울 꼴지 3개점 MD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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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신촌·미아점 본사서 관리현대백화점이 서울지역 매출 하위권 3개 점포의 상품기획(MD) 조직을 통합했다. 경쟁력이 약화된 중소형 점포의 MD 기능을 한데 모아 ‘바잉파워’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협상력 높여 실적 반전 노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본사 상품본부 산하 패션·해외럭셔리·라이프스타일·식품사업부 등 네 곳에 각각 4~9명 규모의 MD운영팀을 신설했다. MD운영팀은 천호점과 신촌점, 미아점 등 세 곳의 브랜드·팝업스토어·할인행사 등을 기획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번 개편으로 3개 점포의 MD 인력도 본사 상품본부로 이동했다.특정 점포들의 MD 인력과 기능을 떼어내 본사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천호·신촌·미아점은 매출이 2000억~3000억원대로 현대백화점의 서울 9개 점포에서 실적 하위 3개 점포로 꼽힌다. 매출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신규 브랜드 및 팝업스토어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 3개 점포의 통합 MD를 본사 차원에서 운영하면 브랜드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천호점에서만 운영되던 할인 행사를 세 곳이 함께 열면 취급 물량이 늘어나 할인율을 높일 수 있다. 또 한꺼번에 세 곳에 동시에 입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새 브랜드 및 팝업스토어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3개 점포의 매출을 내년엔 ‘플러스 성장’으로 반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이나 비효율 점포 폐점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과는 다른 현대백화점의 실험이 불황 극복을 위한 백화점업계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