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다 안정' 택한 LG…CEO 대부분 유임될 듯

LG그룹, 21일 사장단 인사

전자·엔솔·화학·디스플레이 수장
신사업 연속성 위해 그대로 갈듯

"불확실성에 안정적 리더십 필요"
성과 확실한 CEO는 승진 가능성
혁신 위해 40대 임원 대거 뽑을듯
LG그룹이 21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한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 현신균 LG CNS 부사장 등 성과를 낸 일부 CEO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계열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 이제 막 궤도에 오른 데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사별로 20~21일 중 이사회를 열어 사장단 인사를 확정한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 부회장과 신 부회장, 조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는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LG를 이끌고 있는 권 부회장은 계열사들을 조율하면서 그룹의 미래사업인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ABC’ 사업에서 성과를 낸 것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6년 전 구광모 회장이 직접 영입한 미국 3M 출신 신 부회장도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2.0 시대가 온 만큼 LG그룹 내 손꼽히는 ‘미국통’인 신 부회장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 부회장은 1984년부터 2018년까지 35년간 미국 3M 본사 등에서 근무하며 단단한 현지 네트워크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은 2022년부터 LG전자 CEO를 맡아 가전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AI, 플랫폼, 기업 간 거래(B2B) 등으로 다각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가전 구독, TV 콘텐츠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연 1조원 넘는 매출을 내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LG디스플레이 부활을 이끈 정철동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도 나온다. 다만 최근 몇 년간 LG그룹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없었던 만큼 유임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룹 안팎에선 현신균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전문가인 현 부사장은 클라우드, 고객사 디지털전환(DX) 지원 등 LG CNS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유임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산업계에선 LG그룹이 CEO 인사에선 ‘안정’을 택했지만, 부사장급 이하 참모진 및 실행조직 리더 그룹 인사에선 ‘변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로 인해 글로벌 경쟁 양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데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불확실성도 높아진 만큼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젊은 리더’와 ‘새로운 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산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CEO 인사를 한 만큼 올해엔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정수/정지은/김형규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