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은 피하고 보자"…中 보복관세에 주류 기업들 '초비상'

헤네시, 中 코냑 관세에 현지공장 검토…본사는 파업
LVMH 계열사 헤네시, 중국의 보복 관세로 고전
공장에서 출고된 코냑 / 사진=Reuters
헤네시가 중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에서 원액을 병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본사 근로자들은 소식을 듣자마자 파업에 돌입했다. 헤네시는 프랑스 잡화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사로 와인을 증류해 만드는 고급 브랜디 코냑을 생산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네시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부과한 반덤핑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리고 검토하고 있다. 원액을 중국으로 운송한 뒤 병입 등 최종 제품 출고를 중국에서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코냑을 컨테이너에 담아 중국에서 병입하면 기업들은 관세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제품 덤핑관세에 보복으로 지난달부터 유럽산 브랜디에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헤네시를 비롯해 레미 쿠앵트로(Remy Cointreau), 페르노리카 등 주류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헤네시에게 중국은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 수출 시장이다. 헤네시는 지난해 중국에서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헤네시 경영진은 이날 직원 대표들에게 제품의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중국으로 1,000리터의 VSOP 코냑 샘플을 먼저 보낼 계획이라고 근로자들에게 통보했다. 그러자 프랑스 남서부 공장 근로자들 수백명이 즉각 파업에 돌입했다. 미카엘 라블랑슈 노동조합 지부장은 "현재 근로자의 절반인 500여명이 파업에 돌입했고 파업은 당분간 계속된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헤네시는 오는 15일 테스트 선적을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헤네시는 VSOP 병입 라인 전체를 중국으로 이전해 브랜디 60만상자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2025년 중국 판매량 예상치의 전량에 해당하는 물량이다.프랑스 주류 기업들은 당장은 관세 때문에 중국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헤네시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제조 및 광고 지출과 같은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