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조명가게'로 연출 데뷔, 김희원 '급사과' 이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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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원, '조명가게' 통해 감독 데뷔"디즈니가 강풀 작가를 사랑하는 이유요?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 때문인 것 같아요. 강풀 작가의 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죠."
"연출하며 겸손 배워, 그동안 잘난 맛에 연기"
주지훈 "한치 의심 없이 현장 갔죠"
박보영 "배우들 케미가 너무 좋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로 연출 데뷔를 한 배우 겸 감독 김희원이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서 이같이 말했다.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는 2023년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신드롬을 일으킨 '무빙'의 뒤를 이어 강풀 작가와 디즈니의 두 번째 합작품이다.이 시리즈는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한 동명 웹툰 ‘조명가게’를 원작으로 확장된 캐릭터 서사를 그릴 예정이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풀 작가, 김희원 감독, 배우 주지훈, 박보영은 "이렇게 반기고 환호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밝게 인사했다.
강 작가는 '무빙'의 흥행 이후 같은 플랫폼인 디즈니+에서 '조명가게'를 내놓는 것에 대해 "'무빙'과는 결이 다르지만 같다고 할 수 있다"며 "부담도 되는데 재밌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13년 전 만화로 그린 '조명가게'는 김희원의 손길이 닿아 조금 더 풍성해졌다는 전언이다. 강 작가는 "원작에서 풀리지 못한 이야기가 분명히 있었다. 드라마는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감독, 배우들이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며 "비슷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아주 다르다. 이야기가 깊어졌다. 제가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 스펙타클함을 영상으로 마음에 들게 만들어 주셨다"고 강조했다.이번 작품으로 연출에 도전한 김희원은 "첫 촬영이 기억이 난다. 어느 정도에서 '오케이'를 외쳐야 사람들이 공감할까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조명가게가 어떻게 보면 좀 독특한 드라마다. 사람들이 공감해야 하니까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준을 잡고 연출을 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주연배우인 주지훈, 박보영에 대해 김희원은 "후배 연기자인데다가 연기가 출중한 이들"이라며 "그동안 안 보였던 모습을 보이도록 하기 위해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어서 전혀 부담 없이 잘 소화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보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세 번째 간호사 역을 맡게 됐다. 그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직업만 같고 전공도 다르고 색깔이 달라 대중이 보는 데 괜찮을 거라는 믿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주지훈과 연기 호흡에 대해서 "만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박보영은 "주지훈은 조명가게에서 저는 병원에서 촬영했다"며 "같이 연기하고 싶어 기대했는데 너무 안타깝게 현장에서 못 만났다. 다음엔 꼭 같이 호흡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주지훈은 "박보영과 안타깝게 마주치지 못했지만 여러 배우와 호흡했다"고 출연진들의 케미에 대해 호평했다.
이어 "강풀 작가의 굉장한 팬이다. 학창 시절부터 이야기를 보고 자라 왔다. 글을 연기하며 함께 호흡했다"고 말했다.
김희원 감독에 대해서는 "예전엔 배우 대 배우로 만났다. 전반적인 시선이 3인칭을 가지고 있어 재밌다고 생각했다. 연출하며 대화를 해봤더니, 개인적으로 프리 프로덕션이 다라고 생각하는데 너무너무 잘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치의 의심할 여지 없이 현장을 갔고, 저와의 케미가 아닌 타 배우들과의 케미도 완성됐다고 생각해서, 현장에서 고민하거나 피력할 생각조차 없었다. 준비된 것 안에서, 준비된 이야기에서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박보영은 "대체로 모든 배우 케미가 좋았다. '조명가게', 즉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주지훈이 연기했다면 저도 그 경계에서 지킴이였다"며 "너무 조화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거들었다.'무빙', '조명가게'를 잇는 '강풀 유니버스'에 대한 질문에 강 작가는 "만화에나 가능한 것 같고 드라마에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며 "그건 계속 나와야 가능한 것 같다. 당장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기보다 '조명가게'에 집중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희원 감독은 연출하게 된 소감에 대해 "'겸손'을 배웠다. 배우 할 땐 자기 잘난 맛에 연기했다. 죄송하다"며 급 사과했다.
아울러 "강 작가가 연출 한번 해봐라 할 때 내 무엇을 보고 연출을 시켰나 했다. '연기 잘하니까 해봐라' 하시더라.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게 그것"이라며 "저도 꿈이 있고 준비하고 있다가 계기가 돼서 하고 있다. 떨리고 재밌고 꿈만 같다"고 고백했다.
디즈니에서 강풀 작가를 유독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저도 어린이였을 때 디즈니의 만화 드라마를 보고 울고 웃었던 것 같다. 그걸 보고 자랐던 것 같다"며 "정서가 움직인 거다. 지구의 모든 인간의 정서는 같다고 생각한다. 강풀 작가의 작품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김 감독은 "저도 그 정서에 움직였고, 배우들도 그 정서를 움직였다. 작품에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디즈니가 강풀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니까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한편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는 디즈니, 20세기 스튜디오, 서치라이트 픽처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루카스필름, 마블 스튜디오 등 디즈니 산하 스튜디오들의 극장 개봉 및 스트리밍 라인업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선 '무파사: 라이온 킹', '백설공주', '모아나2' 등의 OST를 비롯해 '트론: 아레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주토피아 2', 픽사의 '호퍼스'와 '드림 프로덕션', 루카스필름의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마블 텔레비전의 '데어데블: 본 어게인', 마블 스튜디오의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등 다양한 작품들의 예고편과 스틸이 공개됐다.오는 21일 디즈니 일반 엔터테인먼트(Disney General Entertainment)와 한국 및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며 행사의 열기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아태지역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하이퍼나이프', '나인퍼즐', '넉오프', '파인'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 행사에는 양세종, 박은빈, 설경구, 김수현, 조보아,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김다미, 손석구, 김혜수, 정성일이 참석할 예정이다.
싱가포르=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