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전기차 공세 걱정했는데…BYD "가성비로 승부할 생각 없다"

한국 진출 앞둔 중국 BYD
류량 아태 총경리 인터뷰
사진=BYD코리아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둔 중국 친환경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울 것이란 전망과 달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기차로 승부를 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 소비자들이 직접 BYD 차량을 경험한 뒤 브랜드에 대해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

류쉐량(劉学亮)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중국 선전 BYD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BYD가 한국 시장에 가성비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 "소비자들의 예상은 정확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한국은 전체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10%에 육박할 만큼 소비자들의 전기차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류 총경리는 "세계적으로 자동차를 가장 잘 아는 한국 소비자들이 BYD 차에 대해 가장 공정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저희 차량을 타보고 나오는 반응을 통해 BYD 차에 대한 정의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BYD는 내년 1월 한국 시장에 브랜드를 공식 론칭할 예정. 한국 딜러사 6곳과 최종적으로 협력을 결정했으며 브랜드 론칭 시점에 한국 전시장 위치 등을 발표하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본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BYD는 한국 시장 진출 첫 해 판매량 목표 수치는 별도 설정하지 않고 "더 많은 한국 고객들이 비야디의 전기차를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류 총경리는 "친환경차가 더 발전하려면 어느 한 업체가 노력한다기보다 전체 사회의 각 산업이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BYD가 한국에 진출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친환경차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져가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류쉐량(劉学亮)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사진=BYD코리아
BYD는 우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모델부터 선보인 뒤 이후 차량 모델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매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방침이다. BYD 측이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일 모델이 무엇인지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씰'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씰은 해양 시리즈에서 가장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로 BYD에서 처음으로 씨투비 기술을 탑재한 차량이다.

류 총경리는 "BYD는 총 4개 브랜드를 통해 개성부터 럭셔리 수요까지 모두 커버 가능하다"며 "한국 시장 진출 시 소비자들이 직접 BYD 전기차를 경험해보고 대중적인지, 럭셔리 브랜드인지 재정의했으면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그는 "BYD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곧바로 판매량이 현대차·기아와 같은 수준으로 올라가기는 어렵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BYD는 자동차가 많이 판매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했다. BYD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 전기 제어 장치뿐 아니라 자동차의 모든 부품들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기술적 일관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고도 했다.

다만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은 BYD 입장에서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했다. 류 총경리는 "관세와 관련한 부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결국 현지 소비자들이다. BYD는 모든 나라에서 규정돼 있는 무역 규칙 하에 기술과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공장 설립에 있어 세금은 아주 일부분"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물류의 원가를 절약할 수 있고 현지 국가에 더 많은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소비자들이 전기차 제조하는 과정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선전(중국)=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