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엑슨모빌과 맞손…배터리 공급망 안정성 높였다

탄산리튬 장기공급 계약 체결
2030년부터 10년간 10만t 확보
LG화학이 미국 최대 석유·에너지 기업 엑슨모빌로부터 탄산리튬을 공급받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발표했다. 북미에서 체결한 두 번째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이다. 현지에서 원료부터 소재(양극재)까지 배터리 밸류체인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배터리 판매 둔화로 리튬 가격이 떨어지자 선제적으로 리튬을 확보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엑슨모빌은 미국 아칸소주에 있는 리튬 염호에서 생산한 탄산리튬을 2030년부터 최장 10년간 10만t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이 리튬으로 제조한 전구체를 자사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에 투입할 예정이다.엑슨모빌은 4억8595만㎡(약 1억4700만 평) 규모의 아칸소 염호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직접리튬추출(DLE) 기술을 적용해 리튬을 채굴했다. 아칸소 염호에는 전기차 5000만 대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탄산리튬 40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염호는 LG화학 테네시 공장과 차로 세 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다. DLE는 염수에서 자연 증발로 생산된 소금 응축액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기술로, 폭약 채굴 방식보다 친환경적이다. LG화학은 엑슨모빌과 DLE 기술에 필요한 역삼투압필터(RO필터) 등 다양한 소재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2월 미국 피드몬트리튬과 2027년까지 캐나다 퀘벡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 정광 20만t가량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수산화리튬 3만t가량을 추출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리튬 역시 LG에너지솔루션 등 북미 고객사에 납품하는 양극재 제조에 활용된다. 리튬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양극재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핵심 광물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