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쏟아부었는데"…유럽 최대 EV배터리 기업 美서 파산신청

노스볼트, 돈만 쏟아 부었고 배터리 제대로 생산 못해
최대주주 폭스바겐도 타격
노스볼트 스웨덴 공장 / 사진=로이터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 노스볼트가 미국에서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최대주주 폭스바겐 역시 엎친데 덮친 격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이를 극복하지 못해 미국 법원에 챕터11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7개국에서 66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노스볼트는 중국 CATL 등 아시아 기업들과 가격 경쟁에서 밀려 지난해 12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배터리 셀 생산량의 85%를 장악하고 있다.노스볼트는 연간 30만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으나 양산 수율 등에 문제를 드러내며 폭스바겐 등 고객사에 배터리를 제대로 납품하지 못했다. 축구장 70개 크기의 스웨덴 셸레프테오 공장의 지난해 배터리셀 생산량은 최대 생산량의 200분에 1에 불과했다.

파산 신청 서류에 따르면 현재 노스볼트의 보유 자금은 약 1주일간 운영비에 불과한 3000만달러밖엔 남지 않았다. 부채는 총 58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파산 절차를 위해 1억달러의 신규 자금을 확보해 파산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영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신규 자금은 대출 형태로 제공되면 노스볼트의 주주인 스웨덴 트럭 제조업체 스카니아가 지원하기로 했다.

노스볼트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생산단지 구축은 전면 백지화될 것으로 전해졌다. 2025년 1분기까지 구조조정을 마친 뒤, 유럽 기반의 사업구조로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터 칼슨 노스볼트 최고경영자는 이번 달 회사가 재정을 영구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9억달러 이상이 필요하며, 아시아를 포함한 지역에서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