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후르트링' 사라질 판"…'초유의 위기' 맞은 켈로그

인공색소 '극혐' 장관, 위기 맞은 켈로그 '후르트링'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美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스키틀즈 색깔도 바뀌나
사진=캘로그 홈페이지 캡쳐
캘로그의 시리얼 후르트링과, 초콜렛 M&M, 스키틀즈 캔디 등 가공 식품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판매금지 위기에 몰릴 전망이다.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이 어린이의 건강을 위해 인공 색소를 몰아내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츠트링이 미국 식품계의 정치적인 싸움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최근 내정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인공색소가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고 믿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 내정자는 지난 9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 것이(인공색소) 프루트링에 밝은 색상을 입혀주지만 말 그대로 우리 어린이들을 독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루트링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자에 인공색소가 사용되며 피클과 가공육 등 많은 식품에 색소가 사용된다. 켈로그 측은 "후르트링에 사용된 색소들은 세계 각국에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과학적으로 인정받도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9가지 합성 색소 첨가물을 승인했고, 규정에 따라 사용하면 안전하다고 밝혔다. 과학적 증거의 전체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는 색소가 첨가된 음식을 먹어도 부작용이 없다. 식품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소비자브랜드협회 사라 갤로 수석 부사장은 "정치적 이념에 따라 두려움을 조성하고 과학을 무시하면 식품 안전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훼손된다"며 "식품 안전 규정은 과학에 기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실제로 이들 제품들이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상당수 시민단체가 식품에 인공 색소 사용을 금지하는 데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용 제품에는 더욱 금지 요구가 거세다. 소비자 단체들은 수 년 전부터 식품의 합성 색소에 대해 경고하며, 규제 기관에 일부 합성 색소를 금지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식품 기업들은 인공색소를 금지하는 몇몇 국가에는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캘로그도 캐나다에선 미국과 달리 프루트링에 합성색소 대신 당근, 수박, 블루베리 주스를 사용해 제품에 색을 입힌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식품 기업가인 제이슨 카프는 지난 3월 켈로그에 대해 "미국인을 대상으로 열등하고 독성이 강한 시리얼을 판매하고, 해외에선 더 안전한 시리얼을 선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X 게시물 캡쳐
식품 기업 제너럴 밀스와 제과·식품 기업 마스 등은 10년 전 인공색소 대신 천연색소를 사용을 추진했으나 제품에 얼룩이 생기거나 식감을 떨어뜨리는 색상이 나오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사용을 포기했다.

인공색소 이슈는 미국의 공화당 민주당 정치 지형과도 무관하다. 민주당 주지사가 집권 중인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 주에서 판매되는 식품에서 4가지 첨가물을 금지했고, 올해는 주 공립학교에서 제공되는 식품에서 6가지 인공색소를 금지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