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서대로 먹어야"…강소라·엄정화·최화정 꼭 지킨다는데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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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식사법' 효과는"샐러드 먼저 먹고, 그다음에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대로 먹으려고요."
식이섬유→단백질→탄수화물
같은 양 먹어도 섭취 순서 달리해야
"섭취 순서만큼 '속도'도 중요"
"영양소별로 5분 이상 섭취 권장"
배우 강소라(34)가 뷔페에서 자신만의 식사법을 엄격하게 지키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다. 19일 강소라의 유튜브 채널 '소라의 솔플레이'에 게재된 영상에서 호텔 뷔페를 찾은 강소라는 "샐러드랑 단백질을 먹고 탄수화물을 먹는다"며 "샐러드를 먹으면서 위장에 '이제 음식 들어간다'고 알리는 거다. 워밍업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강소라가 소개한 식사법은 '거꾸로 식사법'이다. 한 끼 식단 내 영양소를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로 나누고, 이 순서대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다. 먹는 음식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체중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최근 들어 강소라 외에도 여러 스타가 유튜브를 통해 이 식사법을 추천하고 있다. 지난 5월 가수 엄정화는 '파리 패션위크 72시간 브이로그' 영상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엄정화는 일행이 빵과 주스를 먼저 먹으려 하자 "우리 운동도 했는데, 빵 먼저 먹으면 안 된다"며 "오믈렛을 먼저 먹고 (빵을) 먹어라"고 권했다.
같은 달 방송인 최화정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인생 국숫집 추천' 영상에서도 최화정은 "탄수화물보다 야채나 단백질을 먼저 먹으면 살이 안 찐다고 하더라"라며 "(같은 양을 먹어도) 몸에 당 스파이크가 일어나냐 안 일어나냐는 엄청 다르다"고 강조했다.
'거꾸로 식사법' 효과 있을까
연예인들이 실천하는 거꾸로 식사법의 효능은 어떨까. 실제로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음식을 따로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고 포만감을 유발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먹는 순서에 따라 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달라서다.2015년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국제 당뇨병 관리 저널'을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이섬유를 먼저 섭취하고 이후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섭취하게끔 통제한 그룹이 같은 식단을 자유로운 순서로 먹은 그룹보다 식사 후 1시간 뒤 혈당 수치가 37%가량 낮았다.연구팀은 "식사 순서를 통제한 그룹이 지방이 많거나 튀긴 음식에 대한 유혹도 덜 느꼈다"며 식사 순서를 지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열량을 더 적게 섭취할 수 있게끔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식사법의 원리는 각 영양소의 특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으로는 채소·과일이 대표적이고 단백질이 많은 식품에는 고기·생선이 있다. 밥·빵과 같은 곡류에 탄수화물이 많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은 대체로 질겨 입에서 오랫동안 씹고 삼켜야 한다. 위장기관에서 소화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현상을 저지할 수 있는 이유다. 단백질을 탄수화물보다 먼저 섭취하는 이유도 포만감과 연관이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포만감이 잘 느껴진다. 게다가 탄수화물에 비해 체내에서 지방으로 축적되는 속도가 느리다.
가장 마지막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먹는 양을 되도록 줄여야 하는 영양소'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밥이나 면·빵 등 정제된 탄수화물은 다른 영양소에 비해 신체가 흡수하기 용이하다. 그만큼 혈당도 급격히 오른다.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하기 가장 쉬운 영양소인데, 식이섬유와 단백질로 배를 채워두면 포만감 때문에라도 탄수화물을 덜 먹게 된다는 원리다.
전문가들도 '거꾸로 식사법'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광원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같은 열량의 음식을 먹더라도 위장에 식이섬유가 먼저 들어가면 체내 당 흡수 속도가 지연된다"면서 "무리하게 굶는 것처럼 지속성이 떨어지는 식단 관리법보다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다만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려면 최소 5분은 지나야 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려면 20분은 지나야 한다"며 "눈에 띄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기 위해선 식사법은 준수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음식을 씹는 행위 자체만으로 중추가 자극돼 식사량에 비해 포만감을 빠르게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