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풍선효과…보험대출 늘고 카드론 역대 최대

보험사 9월 대출채권 5천억↑
10월 카드론 잔액도 사상 최대
보험·카드사도 총량 관리 나서
은행권의 대출문턱이 높아지자 보험사와 카드사를 찾는 금융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들의 대표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은 또 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보험회사의 대출채권 잔액은 266조9,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5,000억 원 증가했다.기업대출은 132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000억 원 줄었지만, 가계대출이 134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8,000억 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중 보험계약대출은 70조7,000억 원으로 5,000억 원 늘었고, 주택담보대출도 51조6,000억 원으로 4,000억 원 증가했다. 최근 은행권이 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보험업권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대출채권 연체율은 0.62%로 전 분기 말 대비 0.07%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51%에서 0.59%로 0.08%p 상승했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0.62%에서 0.68%로 0.06%p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은 0.98%로 전 분기보다 0.12%p 악화됐다.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 등 보험회사 대출 건전성 지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한편,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제고, 부실자산 정상화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카드론도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9월말보다 5,333억 원 급증한 42조2,20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최고치였던 8월말 잔액(41조8,309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카드론 잔액 중, 카드론을 갚지 못 해 다시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잔액도 전달 대비 294억 원 증가한 1조6,555억 원을 나타냈다. 높아진 은행 문턱에 경기 부진까지 장기화되자 상대적으로 심사 등의 절차가 간단한 카드론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이처럼 제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보험사와 카드사에 대한 대출규제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제2금융권에도 가계부채 관리 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금융사들도 자체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 보험업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1주택자의 대출을 제한하는 등 이미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일부 보험사들은 올해 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돼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가, 내년 1월 이후 실행이 가능한 대출건들을 중심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카드사들도 리스크 관리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등 사실상 카드론 총량에 대한 압박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결국 연체율과 같은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지는 만큼, 금융당국은 이 같은 자금수요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