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 매진, 매진…"티켓 비싸" 아우성에도 남는 자리 없다 [연계소문]

[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임영웅·데이식스 고척돔 콘서트 '초고속 매진'
김준수 논란에도 끄덕 없는 뮤지컬 '알라딘'
티켓판매액 이미 1조 넘은 공연계
티켓 가격 올라도 "없어서 못 사"
뮤지컬 일반 관객 유입 늘고, K팝 팬덤 화력 거세
그룹 데이식스, 가수 임영웅, 뮤지컬 '알라딘' 김준수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물고기뮤직, 에스앤코 제공
"임영웅 씨, 대체 언제쯤 효도하게 해줄 건가요"

오는 12월 열리는 임영웅 콘서트의 티켓 예매가 시작된 지난 20일. 예매 창이 열리자마자 10만번대 대기 번호를 받은 네티즌들은 "효도에 실패했다"며 한탄을 쏟아냈다. 약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에서 무려 6회에 걸쳐 공연을 진행하는 데도 전 회차 전석 매진됐다. "고척돔도 좁다"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그 넓은 고척에 내 자리 하나가 없네"

같은 날 또 다른 팬덤도 피켓팅(피 터지는 티켓팅) 전쟁을 치렀다. K팝 밴드 붐의 주역으로 꼽히는 그룹 데이식스 역시 내달 이틀간 진행하는 고척돔 콘서트의 좌석 3만8000석을 모두 팔았다. 이로써 데이식스는 잠실실내체육관,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이어 고척돔까지 올해에만 11만2000명의 관객을 동원하게 됐다.

"취소 티켓이 생길까 싶었는데 어림도 없구나"뮤지컬 스타 김준수는 최근 여성 BJ에게 협박당해 101차례에 걸쳐 8억을 갈취당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연말 최고 화제작인 '알라딘' 출연을 앞두고 불거진 일이라 작품에 타격이 갈 수도 있었지만, 여전히 예매 창에서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초연으로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 이 작품은 매진 행렬을 예고했다. "취소 티켓을 기대했는데 여전히 한 자리도 없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
치솟는 물가와 경기 불황 속에서도 오프라인 공연이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엔데믹 전환 후 활기를 띠기 시작한 공연 시장은 이내 티켓 판매액 1조를 넘기며 성장세를 거듭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조284억을 기록했던 티켓 판매액은 지난해 1조269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의 수치만으로 이미 1조83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판매액이 3795억원이었고, 통상 4분기가 최대 성수기인 점으로 미루어 앞선 실적을 또 한 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콘서트부터 역대급 라인업을 자랑하는 뮤지컬 대작들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비싼 티켓값에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역설적으로 시장은 성장했다. 티켓값이 오르며 덩치를 키운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뮤지컬의 경우 1000~5000석 미만 규모의 티켓예매 수가 지난해에 비해 10만개 이상 적었는데, 매출액은 20억 정도 늘었다. 대형 공연장 티켓 평균 가격이 올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작비 상승으로 할인율을 줄인 점도 언급된다. 이에 따라 할인 정책에 민감한 회전문 관객(같은 공연을 반복해 보는 관객)의 관람은 줄었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일반 관객의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가수 아이유 콘서트 전경 /사진=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에서 일반 관객이 새 동력이 됐다면, 대중음악은 여전히 팬덤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가격 상승률이 가장 눈에 띄는 장르이기도 하다. 2020년 8만2490원이었던 1매당 평균 티켓 판매액은 2021년 9만6301원, 2022년 10만4112원, 2023년 11만1775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 상반기는 12만2233원이었다. 규모나 아티스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형 콘서트의 경우 10만원 선을 넘어 VIP석이 20만원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팬들의 소비가 공연에 집중되고 있다. 음반 판매량이 감소하는 반면 공연 및 투어에 따른 MD 수익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공격적인 월드투어를 통한 티켓 세일즈에도 더 불이 붙을 전망이다.한 가요 관계자는 "팬들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내 가수'에게는 절대적인 소비를 한다. 특히 코로나가 끝나고 오프라인 공연이 가능해지면서 아티스트를 직접 볼 수 있는 이벤트에 우선적으로 지갑을 여는 편"이라고 짚었다. 이어 "코로나가 끝나고 일부 기획사가 가격을 올렸을 때 비판이 일었지만, 어느새 그 가격이 표준이 되어 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