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니 그룹, 자금조달 압박…채권 가격 급락

미국 검찰이 아다니 그룹 창업자인 억만장자 고탐 아다니(Gautam Adani)에 대해 2억 6,500만 달러(약 3,530억 원) 규모의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아다니 그룹의 자금 조달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금융 시장에서는 이 사건의 여파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이날 아다니 그룹이 발행한 달러 채권 가격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9년 만기 아다니 항만 및 경제특구 채권은 달러당 2.5센트 하락한 87.8센트로 거래됐으며, 이틀 동안 5센트 이상 떨어졌다. 반면 아다니 그룹 주식 대부분은 전날 큰 손실 이후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금융 리서치 회사 크레딧사이트(CreditSights)는 녹색에너지 사업 부문의 리파이낸싱(재융자)이 단기적으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사업은 이번 혐의의 중심에 있는 분야다.신용평가사 S&P는 성명을 통해 "아다니 그룹은 대규모 성장 계획을 위해 정기적으로 주식 및 채권 시장에 접근해야 하지만, 앞으로 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국내외 은행 및 채권 시장 투자자들이 아다니 그룹을 하나의 단위로 간주하고, 그룹 전체에 대한 노출 한도를 설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여파는 아다니 그룹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독립 애널리스트인 니미시 마헤슈와리(Nimish Maheshwari)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인도의 재생에너지 부문, 특히 글로벌 기후 목표의 중요한 축인 이 산업이 국제 투자 감소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한 "투자자들이 투명성과 실사를 더욱 엄격히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프로젝트 자금 조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검찰은 고탐 아다니와 7명을 기소하며, 이들이 인도 정부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제공해 20년간 20억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계약을 따내고, 인도 최대의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개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다니 그룹은 미국 연방 검찰 및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민사 소송에서 제기된 혐의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모든 가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엄수영기자 bora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