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63명 당첨 기가 찼는데…"이제야 의심 사라졌다" [종합]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방송' 가보니
복권위·동행복권 '조작 논란' 해명
전문가 "로또 조작 불가능하다"
'황금손' 사격 선수 김예지 출연
황금손으로 나선 사격 선수 김예지. /사진=김영리 기자
"회차별 판매 게임 수가 크게 늘어 최근엔 이월이 거의 안 되고 있습니다. 당첨자가 많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임초순 동행복권 IT그룹 상무는 23일 진행된 대국민 로또 공개 추첨 생방송 '2024 로터리데이'의 1부 기자간담회에서 '로또 1등 당첨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임 상무는 "로또 당첨 확률이 814만분의 1"이라며 "2000년대 초반 200만건 정도 팔리던 로또가 최근에는 회차별로 매주 1억1000건 이상 팔리고 있다. 당첨금과 당첨 복권 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추첨기부터 '낱낱이 공개'

/사진=김영리 기자
최근 들어 '로또 조작설'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복권 주관사인 동행복권은 이날 MBC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에서 로또 추첨 공개 생방송을 진행했다. 매주 로또복권 추첨 방송에는 20명의 일반인만 참석했으나 이날 공개방송에는 평소 인원의 5배인 100명이 참관했다.

이날 추첨 생방송에 앞서 기자간담회가 먼저 진행됐다. 1부에는 '과학으로 풀어보는 로또 당첨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마련됐다. 이후 2부에는 참관인과 취재진, 경찰공무원 등이 추첨 준비 과정과 리허설을 직접 관람했다. 본 방송인 'MBC 생방송 행복드림 로또 6/45'는 오후 8시 35분에 시작됐다.
/사진=김영리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추첨기 창고 개방부터 추첨볼 봉인 해제 작업까지 모두 공개됐다. 국내 로또 추첨기는 프랑스 'AKANIS TECHNOLOGIES'사의 비너스 추첨기를 사용한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외산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신뢰성"이라며 "약 40개 국가에서 우리와 같은 비너스 추첨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로또 당첨은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결정되고 당첨금은 판매량과 당첨자 수에 따라 확정되는 것이 중요한 대전제"라며 "로또는 매주 생방송으로 당첨번호를 추첨한다. 조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 상무는 추첨 방송을 로또 판매 중단 시간인 오후 8시 직후가 아닌 8시 35분에 진행하는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임 상무는 "로또 판매가 20시에 마감되면 5곳의 저장소에 동시에 동일 값이 저장된다"며 "그 뒤에 25분까지 판매 데이터의 무결성을 확인하기 위해 5곳 데이터가 동일한지 감사한다"고 설명했다.이어 "동행복권은 메인DB(데이터베이스), 백업DB, 파일DB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복권위원회는 감사DB, 감사백업DB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값을 서로 비교 검증한다"며 "이러한 과정을 거친 뒤 곧바로 추첨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서 인천에서 왔다는 50대 참관인 유모 씨는 "매주 로또를 5000원씩 구매한다"며 "요즘 당첨자가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어떤 방식으로 번호를 추첨하는지 궁금해서 참관 행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에서 왔다는 참관인 A씨는 "로또 판매점을 운영하는데, 1년여전 우리 가게서 1등이 당첨됐다"며 "당첨 과정이 궁금하고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궤도·장동선 "로또 조작 있을 수 없다"

'2024 로터리데이' 1부 토크쇼에서 로또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장동선 교수와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 /사진=김영리 기자
1부 토크쇼에서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본명 김재혁)와 뇌 과학자 장동선 전 한양대학교 교수가 로또 추첨과 당첨 번호에 숨은 과학, 우리 뇌의 작용과 연쇄작용 등에 대한 토크쇼를 진행했다. 이들은 "로또는 조작이 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궤도는 "로또 번호에도 '고전 조합'이 있다"며 특정 번호를 선호하는 현상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1등 당첨자가 63명이 나와 화제 됐던 1128회차에서 특정 번호 조합을 4만명 넘는 사람들이 입력하기도 했다"며 "어떤 숫자를 입력해도 당첨 확률은 같은데, 숫자 조합별로 집계해보면 행운의 숫자로 여겨지는 7 등 특정 숫자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정 숫자 조합에 4만명씩 몰리기도 하는데, 63명의 당첨자가 나오는 게 이상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장동선 교수는 소위 '로또 명당'에서 당첨자가 자주 나오는 이유에 대해 "실제 확률과 다르게 뇌가 '명당에서 사면 나도 당첨될 것'이라고 믿는 오류가 모이는 것"이라며 "해당 판매점의 로또 판매량이 많아져 당첨자도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금손' 김예지 출연

/사진=김영리 기자
한편 이날 로또 본 추첨 현장에는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 선수가 황금손으로 출연했다. 김예지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께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며 추첨기 작동 버튼을 눌렀다.

김예지가 추첨한 제1147회 로또에서는 총 8명의 당첨자가 탄생했다. 이들은 1인당 33억원가량의 당첨금을 거머쥐게 됐다.

이날 행사를 마치고, 참관인들은 "준비 과정이 철저하고 빈틈이 없다"며 입을 모았다.

이날을 위해 인천에서 왔다는 50대 참관인 유모 씨는 "매주 로또를 5000원씩 구매한다"며 "요즘 당첨자가 워낙 많이 나오다보니 어떤 방식으로 번호를 추첨하는지 궁금해서 참관 행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로또를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왔다는 참관인 A씨는 "로또 판매점을 운영하는데, 1년여전 우리 가게서 1등이 당첨됐다"며 "당첨 과정이 궁금하고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철저한 환경에서 추첨이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서울에서 거주하는 참관인 B씨도 "온종일 추첨 방송 준비 과정부터 생방송까지 보고 나니 의심이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남겼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