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로제 "난 살아남았다"…인터뷰 중 눈물 흘린 이유

그룹 블랙핑크 로제 /사진=한경DB
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나는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로제는 23일(현지시간) NYT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홀로 4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던 때를 회상하며 "오전 9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연습하고, 혼자 연습실을 쓰고 싶어서 퇴근 후에도 남아서 계속 하는 날도 많았다"고 고백했다.그는 "한국 연습생에 관한 콘텐츠는 확실히 미화돼 있다"면서 "내가 겪은 외로움이 좀 트라우마가 됐다.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도록 훈련받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감정과 느낌,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며 K팝 아이돌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안티팬'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로제는 "나는 꽤 강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아주 긍정적이고, 현명하게 상황을 판단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내게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정말 기분이 나빴다. 인터넷상에서 그런 일을 보면 충격을 받고, '왜 저러는 걸 그냥 내버려둘까?'라는 의문이 생긴다"고 했다.아이돌의 연애를 대하는 자세와 관련해서도 로제는 "정상이 아니었고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나에게도 그런 건 정상이 아니다. 나도 실제로 말한 적이 없다"면서 "아무것도 확인해 주거나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외신에서 K팝 연습생 및 아이돌이 처한 혹독한 육성 시스템에 대해 다룬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영국 가디언은 "K팝 스타들은 10대 중반 또는 더 어린 나이에 기획사에 뽑혀 엄격한 통제 속에 생활하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면서 소속사 발탁 후 수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하는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올해 초에는 에스파 카리나가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를 인정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에 CNN은 한국의 K팝 팬들이 스타들의 열애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한국에서는 열애가 '금기'로 여겨진다고 짚었다. BBC 역시 "불과 10년 전만 해도 K팝 기획사들은 신인 스타의 연애와 개인 휴대폰 소지를 금지하는 게 관례였다"면서 "지금도 연애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종종 팬들에게 괘씸한 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뉴진스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 뒤 한 전문가가 BBC와의 인터뷰에서 "K팝 아이돌은 수개월 간 일주일에 7일씩 긴 시간 일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친다"며 "이들은 일반 직원이 아니고 이들을 위한 근로 조건을 옹호할 기관 등이 없기 때문에 노동 착취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BBC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연예인의 외모와 행동에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환경으로 유명하다고 부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