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 시위' 와중에 콘서트서 춤판 벌인 총리

캐나다에서 반전 시위가 격렬한 와중에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앞자리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발견돼 지탄을 받고 있다.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의회 연차 총회가 열린 캐나다 몬트리올 시내에서는 반 나토·친 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고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인형을 불태우며 연막탄을 피웠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에 연막탄과 금속 물체를 던졌다고 몬트리올 경찰은 밝혔다.



복면을 쓴 시위대가 조명탄에 불을 붙이고 상점 창문을 부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어제 우리가 몬트리올 거리에서 본 것은 끔찍했다"라며 시위를 비판하고 "반유대주의와 협박, 폭력 행위는 어디서든 비난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몬트리올은 트뤼도 총리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트뤼도 총리가 시위가 벌어진 날 저녁 토론토에서 열린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에 갔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에서는 공분이 일었다.

엑스에 게시된 영상 속 트뤼도 총리는 콘서트 앞자리에서 스위프트가 무대에 오르기 전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또 다른 영상에는 트뤼도 총리가 스위프티스(스위프트 팬클럽)와 우정 팔찌를 주고받는 장면이 담겼다. 스위프트의 노래 제목이 적힌 팔찌를 주고받는 것이 스위프티스 사이 유행이다.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트뤼도 총리를 "로마가 불타고 있을 때 빈둥거리는 네로 황제"에 빗대었고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트뤼도는 춤추고 셀카를 찍을 시간은 있지만 폭력적인 거리 시위를 비난하기에는 너무 바쁘다"라고 비꼬았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15일에 엑스에 "우리는 당신(스위프트)을 위해 준비돼있다"라는 글을 남겼으며 지난해 7월 스위프트의 투어 일정이 발표됐을 때는 그를 향해 "캐나다에 당신을 원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곧 보기를 바란다"라고 적는 등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왔다.

내년 총선을 앞둔 트뤼도 총리의 지지율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캐나다 보수당은 트뤼도 총리에게 물가 상승과 범죄 증가 등에 책임이 있다며 그에 대한 신임투표를 시도했으나 트뤼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친 신임투표에서 살아남았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