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앱 출시 앞둔 네이버, 가격비교 슬쩍 감춰

네이버(NAVER) 쇼핑이 최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며 가격비교 서비스 노출을 축소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자사 입점 상품을 부각하려는 목적이라는 지적이다.

내년 상반기 쇼핑앱 출시를 앞두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경쟁 플랫폼 입점사를 차별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기능을 고도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네이버 쇼핑판을 확장 개편한 것으로,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판매자와 광고 상품이 주로 노출된다.

네이버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며 앱·웹 화면도 재단장했는데, 개편 이후 가격비교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는 점을 일부 상품 판매자와 고객이 인지했다고 업계에서는 지적한다.

네이버앱 이용자가 메인 화면 왼쪽 하단의 'N+스토어' 아이콘을 누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연결된다. 가격비교는 해당 화면 검색창에 상품이나 브랜드를 입력한 뒤 별도의 가격비교 아이콘을 클릭해야 보인다. 가격비교 아이콘도 회색으로 음영 처리돼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지난 2003년 처음 선보인 네이버 가격비교는 네이버 쇼핑이 인기를 끈 핵심 요인으로도 꼽힌다. 쿠팡과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11번가, 롯데온 등의 입점 판매사들도 네이버 가격비교 서비스 제휴사다.

여러 판매자가 제시하는 가격을 보여줘 소비자들이 가장 저렴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돕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가격비교 서비스는 2010년대 네이버가 독자적으로 '스마트 스토어'라는 이름의 자체 쇼핑몰 사업을 하면서 그 비중이 작아지더니 이번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와 함께 다시 바뀌었다.이는 네이버의 커머스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시범 서비스 개시를 발표하며 내년 상반기 내에 별도의 쇼핑앱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쇼핑앱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기반으로 한다.

업계에선 네이버 쇼핑의 가격비교 노출이 줄어들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라고 해석한다.

이에 가격비교 서비스에서 상품을 판매해온 제휴사들은 매출과 트래픽 유입 감소를 겪을 판이다.

실제로 대형 온라인 쇼핑몰 A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네이버 가격비교 서비스로 유입된 트래픽이 전달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줄었고 매출도 평균 30%가량 감소했다.

B사도 해당 기간 매출과 트래픽이 모두 감소했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 포털 기능을 활용한 열린 플랫폼으로 존재하면서 경로의존성을 확보한 뒤 경쟁사를 배제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림수로 보인다"며 "네이버가 다른 영역에서 해오던 사업 방식을 쇼핑에도 적용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 온라인 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한 가운데 적자에 시달리는 다른 플랫폼의 고객을 서서히 흡수해 네이버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쇼핑 시장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는 23.3%로 쿠팡(24.5%)과 양강 구도가 굳건하다.

한편 네이버는 가격비교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간 인위적 사업 비중 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가격비교는 네이버 커머스 사업부문의 중요 매출원 가운데 하나이며, 가격비교 제휴몰도 중요한 파트너"라며 "이번 서비스 개편은 초개인화 AI 기술을 접목해 커머스사업 전체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도 통합 검색창으로 상품이나 브랜드를 검색하면 가격비교 서비스가 우선 노출된다"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가격비교 간 쇼핑 목적과 사용성이 다른 만큼 이원화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