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게임 창작' 독립 스튜디오 군단 뜬다

인력 분산 배치해 창의성 보장
개발방식 바꿔 시장변화 대응
엔씨소프트가 대대적 변화에 나섰다. 본사에서 직접 게임을 만들고 배급해온 기존 개발 방식을 벗어나 다수의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해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 대응한다는 목표다.
엔씨소프트의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 엔씨소프트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을 통해 게임을 개발하는 독립 스튜디오 세 곳을 비상장 법인으로 설립하는 안을 의결한다. 각 신설 회사의 분할 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이들은 각각 엔씨소프트의 게임 지식재산(IP)인 쓰론앤리버티(TL), LLL, 택탄(TACTAN)의 개발을 맡는다. 각 IP의 정예 인력이 모여 독립적인 제작팀을 꾸리고 외부 간섭을 최소화해 참신한 게임 제작에 매진하겠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독립 스튜디오는 통통 튀는 창의성과 기획력을 전담하고, 업력과 노하우가 필요한 글로벌 운영 및 플랫폼 솔루션 지원은 본사가 맡는 형식”이라고 덧붙였다.엔씨소프트는 그동안 본사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력을 분산 배치해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 대응하고,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 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5000명 이상이었던 본사 인력을 내년에 3000명대로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과 분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인력은 감소하지만, 게임 개발 환경을 개선해 전문성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SK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개발 부문을 분리함으로써 개발 역량 강화, 퀄리티 개선, 의사결정 간소화에 따른 출시 일정 준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신설 법인에서 개발을 담당하는 TL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지난달 1일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이후 한 달 만에 이용자 수 452만명을 넘어섰다. 스팀 최고 판매와 이용자 수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을 위한 안정적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콘솔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에서 지난달 플레이스테이션 F2P(Free to Play·부분 유료화) 게임 중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확대하면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트렌드를 적시에 반영하고 이용자의 취향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TL은 작년 12월 한국 시장에 출시한 이후 이용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게임 내 변화를 거듭했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에선 이 같은 변화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김택진·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게임 개발 부문의 독립은 엔씨소프트의 창의성과 진취성을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IP 개발은 독립 스튜디오 형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