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결정한 빙그레…시장은 '싸늘' [취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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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가 내년 5월 1일자로 지주 회사와 사업 회사로 인적분할을 결의했죠.관련 내용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분할이 이뤄지면 각각 어떤 역할을 맡는 겁니까?
빙그레는 존속 회사인 '빙그레홀딩스(가칭)'와 신설 회사인 '빙그레(가칭)'으로 나뉩니다.
신설되는 빙그레는 유가공 제품 등 음식료품의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고요.
지주사 빙그레홀딩스는 그룹 전반의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게 됩니다.인적분할이 완료되면 빙그레홀딩스에서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으로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지는데,
그만큼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식 분할일은 내년 5월 1일이고, 신설 법인에 대해서는 재상장을 추진하는데요.재상장 예정일은 내년 5월 26일입니다.
빙그레 주주는 분할 비율인 지주사 46%, 신설 회사 54%에 따라 주식을 배정받게 됩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네, 인적분할은 경영 효율화와 지배 구조 개선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와 수월한 경영권 승계 등이 주요 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적분할 이후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지분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업 구조가 분리되는 만큼 승계에 있어 경영권 다툼에 대한 리스크도 줄어듭니다.
빙그레 최대주주는 김호연 회장으로 36.75% 지분을 보유 중인데,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40.89%에 이릅니다.
빙그레는 3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 빙그레 경영기획·마케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이 본격화 됐습니다.
장남인 김동환 사장과 차남인 김동만 해태아이스크림 전무는 빙그레 지분이 있지는 않은데요.
빙그레 3대 주주로 지분 1.99%를 보유한 물류 회사 '제때' 지분을 각각 33.34%, 33.33% 가지고 있습니다.
제때가 빙그레홀딩스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여지가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합니다.
오늘(25일) 빙그레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인적분할 결정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인적분할은 상황에 따라서 호재가 될 수도, 악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개의 회사를 두 개로 쪼개면서 각각의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빙그레와 같은 지주사 분할은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다는, 오너 일가 지배력만 높인다고 보는 겁니다.
또 향후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려면 주가가 눌려있을 수록 유리한 만큼,
빙그레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해석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주식 게시판에는 "요즘은 분할이면 그냥 악재다" "주주가 아닌 승계를 위한 분할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논란을 예상했는지 회사에서도 자사주 10.25% 소각 카드를 함께 내놨는데요.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자사주 소각을 긍정적인 이슈로 판단한다"며 "분할 전 상승 여력 29.6%로 보유하거나 분할 후 사업 회사를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