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도광산 추도식 자체 진행…"한국 노동자 희생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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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추도식 불참' 韓유족 9명, 사도광산 시찰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이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인근에서 열렸다. 일본 정부는 전날(24일) 추도식에[서 한국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행사'로 치러진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日 정부, 한국 불참에 '유감'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추도식은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오전 9시부터 열렸다. 한국인 유족 9명,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를 비롯한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후 한국 유족 9명은 오전 10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앞선 세대가 피땀 흘린 현장인 사도광산 갱도와 전시 시설을 둘러봤다.박 대사는 추도사에서 “80여년 전 사도광산에 강제로 동원돼 가혹한 노동에 지쳐 스러져 간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영령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사도광산의 역사 뒤에는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추도식이 가혹한 환경 속에서 경험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신 모든 한국인 노동자를 기억하는 진정한 추도의 날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앞서 전날(24일) 사도광산 추도식이 일본 사도섬 서쪽에 있는 니가타현 사도시 시민문화회관인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일본 측만 참석한 채로 진행됐다. 우리 정부 관계자와 유가족도 추도식 참석을 위해 지난 23일 일본 현지에 도착했으나 일본 정부대표로 참석하는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차관급)이 2022년 8월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인물로 뒤늦게 알려지자 불참을 통보했다. 외교부 당국자 "한일 관계의 여러 문제를 발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일본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예정됐던 대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사도광산 추도식 관련 업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25∼26일 이탈리아 피우지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외교 소식통은 "두 장관의 회동이 성사되면 한일관계 변수로 떠오른 사도광산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추모식에 불참한 데 대해 "한국 측이 참가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도광산 추도식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세계유산 등재에 관계된 민간 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개최한 것"이라며 "일본 정부에서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해 인사말했고,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