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다시 부를 노래 '우리의 소원'

홍정민 한국뉴욕주립대 교수
한국뉴욕주립대는 한국 영토에 설립된 최초의 미국 대학교다. 미국 본교와 동일한 뉴욕주립대 학위를 받는다. 한국뉴욕주립대에는 40여 개국 학생이 와서 공부하고 있다. 왜 굳이 이들은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이 이어지는 위험한 한국 땅에 유학 왔을까? 제일 큰 이유는 한류다.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K팝을 듣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매료돼 한국까지 공부하러 온 것이다.

뉴욕 본교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한 교수들은 대학 캠퍼스가 있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를 돌아보며 미래 도시에 온 것 같다며 놀라워 한다. 그리고 서울의 경복궁을 방문해서는 한국의 과거를 볼 수 있다고 좋아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두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 있다. 바로 DMZ(비무장지대)다. 왜냐하면 외국인들 눈에는 DMZ가 지구상에 분단된 유일한 나라 한국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주 대학에 와서 특강을 했다. 인도적 구호활동을 하다가 억울하게 북한에 억류됐던 임현수 목사도 패널로 참석했다. 가끔 TV에서 방영한 평양의 모습만 보고 북한을 이해한 청중에게는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임 목사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와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을 들을 수 있었다. 북한의 많은 젊은 학생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한국을 동경해 탈북하는 사례도 많다고 했다.

이번 학기에 내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 러시아인 학생이 두 명 있다.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는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학생들 눈에는 그저 권력자의 헛된 욕망과 욕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은 서로 죽이는 전쟁을 멈추고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할 것이다. 북한 정권이 더 이상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역시 독재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권력자의 욕심에서 나온 것이지 결코 북한 주민의 뜻은 아닐 것이다.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는 학생들에게 왜 반대하는지 물었다. 제일 큰 이유가 통일비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에 동독 출신 독일인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독일이 통일 이후 약 15년간은 서독민, 동독민 모두 힘든 경제적 상황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로 동독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고 생활 환경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동독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 이후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의 다음 세대에게도 우리 세대처럼 눈부신 경제성장을 경험하게 할 순 없을까? 우리는 모두 한반도의 궁극적 평화를 원하고 경제적 공동 번영을 꿈꾼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통일 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