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 인슐린패치 '유럽 판매금지' 풀려

무선 인슐린펌프 개발했지만
美 인슐렛 '특허 침해' 빌미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 걸어
美 이어 유럽서 잇단 기각결정

본안소송도 승소 가능성 커져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 ‘이오패치’ 개발사인 이오플로우가 미국 의료기기업체 인슐렛이 제기한 유럽통합특허법원(UPC) 회원국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 판결에서 승소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가처분 소송에서도 연이은 기각 결정을 받아내며 판매를 이어 나갈 수 있게 됐다.

25일 이오플로우는 인슐렛이 UPC에 신청한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 판매 금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고 공시했다. 이오플로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무선 인슐린 주입기 개발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무선 인슐린 주입기를 개발한 인슐렛과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인슐렛 측은 이오패치가 인슐렛 제품(옴니팟)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인슐렛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오패치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올해 7월에는 유럽에서도 동일한 특허 소송과 판매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UPC의 결정으로 이오플로우는 본안소송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8월 미국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같은 결정이 나와 해외 판매의 걸림돌이 사라진 것이다. 인슐렛은 이오플로우의 유럽 유통사 메나리니를 상대로 같은 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 역시 같은 날 기각됐다.UPC의 결정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7개국에 적용된다. 2022년 출시 이후 제품이 활발하게 팔리는 유럽에서 판매가 금지됐다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오플로우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기각 결정을 계기로 메나리니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유럽 지역 매출 증대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본안소송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일부에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내려진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이오플로우의 본안소송 승소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UPC는 이번 결정문에서 “이오플로우가 제시한 선행 특허로 인해 인슐렛 특허의 유효성이 의심되므로 인슐렛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고 언급했다. 인슐렛의 특허가 무효화되면 특허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다만 미국에서는 이오플로우가 요청한 약식판결을 기각하고 배심원이 참여하는 정식재판으로 전환했다. 쟁점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오플로우는 미국과 유럽 특허 소송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특허 문제가 없는 신제품을 내년 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