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울산·中광저우, 글로벌 '수소 동맹'

수소 생태계 공동 협력

수소포럼 열고 산학연 과제도
"수소차만 잘 만들어선 한계"
각국 지자체와 파트너십 추진
현대자동차가 25일 중국 광저우시에서 ‘수소 생태계 공동협력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오른쪽부터), 김두겸 울산시장, 쑨즈양 광저우시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울산시, 중국 광저우시와 손을 잡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소 인프라를 탄탄하게 깔아 ‘수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25일 광저우시 가든호텔에서 장재훈 사장, 김두겸 울산시장, 쑨즈양 광저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울산시-광저우시 수소 생태계 공동협력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와 울산시, 광저우시는 앞으로 수소 포럼을 함께 열기로 했다. 수소 생산공급활용 실증사업을 위해 협력하고, 산·학·연 공동 연구과제도 수행한다. 또 ‘수소산업협의체’도 만들어 분기별 정례 회의를 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현대차는 수소가 미래 에너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30년 가까이 투자해 온 글로벌 수소 리더로 꼽힌다. 1998년 수소 연구개발(R&D) 조직을 자동차 업계 최초로 만든 데 이어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투싼ix를 양산했다. 2018년에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도 선보였다.

최근엔 수소전기 콘셉트카 이니시움도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 수소 기술의 결정체로 불린다. 연료전지시스템과 배터리 성능을 끌어올려 주행가능거리를 650㎞로 늘렸다. 전 세계 수소차 중 최장 거리다.

현대차는 수소 시대를 열려면 단순히 수소차를 잘 만드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외 주요 도시와 협약을 맺고 수소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 12일 울산시와 선박·트램·지게차 등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9일에는 전라북도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 및 실증 등 수소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광저우시는 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해외 수소거점이다. 지난해 이곳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 ‘HTWO 광저우’를 열고, 4.5t 냉장 물류트럭 등에 적용되는 500대분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했다.

현대차는 수소 생태계를 더 많은 나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하이브리드카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있는 조지아주에도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 도요타와 손잡고 일본 주요 지방자치단체에 수소 생산 및 유통망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현대차는 울산과 광저우 두 도시 간 가교 역할을 하며 모두 글로벌 대표 수소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수소산업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 140여 개사 모임인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에 선임됐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