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줄이기보다 수입 늘려 트럼프 2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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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밀레니엄포럼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25일 “대미 무역흑자를 조절하기 위해 현재 11~13%인 미국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 비중을 조금씩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상당국의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에너지 등 수입 확대…대미 무역흑자 조절
조만간 원전협력 MOU 정식으로 체결할 것
안 장관은 이날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을 줄일 수 없는 만큼 수입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는 미국에서 수입할 수 있는 중요 품목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20년 166억달러이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444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통상 분야 전문 학자 출신인 안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거쳐 올해 1월부터 산업부를 이끌고 있다. 안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칩스법) 폐지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극단적인 조치에 우리 기업이 휘둘리지 않도록 산업계와 협력할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 동맹인지 명확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가서명한) 미국과의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를 조만간 정식으로 체결해 원자력 에너지 시장에서 전면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보조금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새 행정부가 자국 산업 지원을 늘리면 우리도 초격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얼마든지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 밀려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업계에 대해서는 “업계의 자발적인 재편 방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정영효/황정환/이슬기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