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사랑한 이 기업…도시락 사업 안간힘 쓰더니 결국 [종목+]

크래프트 하인즈 4년여만에 '최저가'
도시락용 키트 '런처블즈' 부진 직격탄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요 브랜드들. 홈페이지 캡쳐
미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이자 워렌 버핏이 사랑한 대표적 필수소비재 종목인 크래프트 하인즈가 실적·주가 두 측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의 핵심엔 도시락 키트 브랜드 ‘런처블즈’가 자리잡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크래프트 하인즈는 32.02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일 30.88달러로 지난 2020년 10월2일 이후 최저가로 추락했다가 반전해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들어 16.0% 하락한 금액이다.크래프트 하인즈가 이처럼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엔 저가 도시락 사업 런처블즈가 초래한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런처블즈는 아이들과 바쁜 부모를 겨냥해 알록달록한 상자에 고기와 핫도그, 너겟, 치즈 등을 담은 도시락 키트다.

CNN에 따르면 런처블즈의 판매량은 지난 11월3일로 마감된 전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런처블즈의 판매 부진은 모회사인 크래프트 하인즈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매출은 지난 분기 2.2% 감소했으며, 이 중 거의 절반은 런처블즈의 부진 때문이다. 이 회사는 약 20억 달러 규모의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글로벌 성장 책임자 다이애나 프로스트는 CNN과의 인터뷰는 “런처블즈는 우리에게 최우선 과제”라고 실토했다.
크래프트 하인즈 연초 이후 주가. /구글 캡쳐
런처블즈의 어려움은 부모들이 이 제품이 아이들에게 건강한 선택이 아니라고 우려하면서 시작됐다. 1988년 첫 출시된 이 제품은 원래 시중에서만 판매되다가 최근 수년간 학교급식용으로 속속 채택돼 왔다. 문제는 크래프트 하인즈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런처블즈의 학교 급식화 사업이 되레 소비자들에게 안 좋은 인식을 심어주면서 ‘대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이다.런처블즈는 2023년 "학교를 위한 제품"으로 광고한 두 가지 런처블즈 버전(터키&체다 크래커 스태커, 엑스트라 치즈 피자)을 개발했다. 연방 국립학교 급식 프로그램의 영양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통곡물과 단백질 함량도 높였다. 런처블즈가 예산이 빠듯한 학교 급식실에 인건비와 기타 비용을 절감할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게 크래프트 하인즈의 마케팅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 전략은 소비자 단체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소비자 감시 단체인 컨슈머 리포트는 2024년 4월 시중에 판매되는 런처블즈에서 높은 수준의 나트륨, 납, 카드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미 농무부에 런처블즈를 학교 급식 메뉴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크래프트 하인즈는 이달 초 런처블즈를 학교 급식 시장에서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경쟁 제품의 등장도 이 사업에 타격을 줬다. 유튜브 스타 로건 폴과 미스터비스트가 만든 ‘런치리’ 같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런처블즈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대비 약 25%포인트 감소한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CNN은 런처블즈의 성공과 변화를 둘러싼 이야기는 식품 업계가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