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년 獨 철강 자존심'도 중국 저가돌풍에 휘청…인력 40%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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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최대 철강기업 티센크루프, 1만1000명 감축
"생산량 25% 줄이고 인건비 10% 절감"
노조 반발 "정리해고·현장폐쇄 못 받아들여"
중국산 저가 덤핑·독일 내수 부진이 원인
"2030년까지 獨 생산량 20% 사라져" 전망도

체코 억만장자에 매각 계획…500명 근무 공장도 폐쇄
티센크루프스틸은 25일(현지시간) "생산 감축과 행정 효율화를 통해 2030년까지 일자리 약 5000개를 감축하고 나머지 6000개 일자리는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로 이전하거나 사업 매각을 통해 줄이겠다"라고 발표했다. 티센크루프스틸 전체 인력 2만7000여명의 40% 규모다.티센크루프스틸은 수년 내에 인건비를 평균 10% 절감하고 연간 생산량은 현재 1150만톤(t)에서 870만~900만t으로 줄여 "미래 시장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했다.이를 위해 뒤스베르크 지역에 있는 자회사 크루프마네스만 제철소를 매각할 계획이다. 티세크루프는 크루프마네스만 제철소 지분을 절반 보유하고 있다.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크로이츠탈-아이헨 공장도 폐쇄하기로 했다.

티센크루프그룹은 1810년 설립된 프리드리히 크루프 주식회사와 1891년 설립된 티센 주식회사가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창업자 프리드리히 크루프가 설립한 철강 회사는 현재 티센크루프그룹의 모태가 됐다.
폭스바겐 이어 철강도 '도미노' 되나
최근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은 과잉 생산된 철강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강철 수출은 지난달보다 10.1%, 전년 동월 대비 40.8% 증가한 1118만t에 달했다. 올해 1~10월 강철 수출량은 전년보다 23.3% 늘어난 9189만t으로 집계됐다.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이날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철근은 전년 대비 16.35% 하락한 t당 3299위안(약 63만7000원)에 거래됐다.
독일 내수 부진도 티센크루프스틸의 경영 악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9월 폭스바겐이 자국 공장 10곳 중 3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히는 등 독일 제조업은 위기 상황이다. 폭스바겐과 부품공급업체인 ZF프리드리히하펜, 셰플러, 보쉬 등은 최근 몇 달 간 직원 수만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산업 생산량은 지난해 6월 이후 지난 9월까지 16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이러한 독일 제조업의 부진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독일경제연구소는 최근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독일 산업생산량이 현재보다 약 20%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높은 독일의 에너지 비용과 독일 상품시장 축소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두 기관은 "독일이 수십 년 간 구축해 온 연소기술 등의 우위는 중요성을 잃고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 세계적 보호주의 흐름이 커지면서 독일의 수출 모델은 점점 더 압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거로운 행정 절차, 낡은 물리적 기반 시설과 취약한 디지털 인프라도 독일 경제의 약점으로 꼽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