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신현대, '63빌딩 높이' 70층 아파트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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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가로지르는 공공보행로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이 최고 높이 250m, 2606가구로 재건축된다. 가구별 천정고 2.8m를 가정하면 70층 재건축이 가능하다. 단지 남북을 가로지르는 공공보행로가 계획됐으며, 공공보행로는 한강으로 향하는 입체보행교와 연결된다.
단지 북쪽, 한강 입체보행교로 연결
서울시는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에서 압구정2구역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안, 압구정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변경계획 및 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2~5구역 중 가장 속도가 빨라 향후 심의를 진행할 3·4·5구역 재건축의 '표준안'이 될 전망이다. 현재 압구정동 일대에선 미성, 현대, 한양 등의 아파트 1만여 가구가 6개 구역으로 나뉘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2~5구역이 신속통합기획을 완료했다.압구정2구역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거쳐 16개월만에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압구정2구역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완료 후 3개월 내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요청해야 한다.
계획안에 따르면 압구정동 434 일대 압구정2구역은 용적률 300% 이하, 최고 높이 250m, 12개 동, 2606가구(공공임대 321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단지가 서울 한강 중심부에 위치해있음에도 '판상형 아파트'로 획일적인 경관을 형성해 많은 비판을 받아온 만큼 개성 있는 경관을 만들어낼 수 있게 층수를 풀었다. 가구별 천정고 2.8m, 층고 3.3m를 전제로 계산하면 최고 층수 70층이 허용된다.
논란이 있었지만 당초 조합의 계획대로 70층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조합의 설계자 선정 입찰 기준은 200m로 제한돼있었지만 이번에 250m까지 완화됐다. 이후 조합이 다시 제시한 290m보다는 높이를 낮췄다. 서울시는 "유연한 층수계획과 디자인 특화동 등으로 다양한 스카이라인과 한강 수변이 어우러진 경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동호대교 남단 논현로 주변은 20~39층으로 낮게 짓기로 했다. 동호대교변에서 도심부로 진입할 때 상징적 경관을 나타낼 수 있도록 '주동 디자인 특화구간'을 설정했다. 단지 남쪽 입구부터 시작되는 8m 폭의 공공보행통로는 단지 중앙부를 가로질러 단지 북쪽의 입체보행교로 연결된다. 압구정을 찾는 시민 누구나 한강공원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다. 입체보행교 시작점에는 수변 커뮤니티 시설을 지어 한강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주변에 광장을 둬서 이곳을 찾는 시민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대상지 서쪽 현대고등학교 도로변은 25층 이하 중저층을 배치했다. ‘학교가는길’로 명명한 공공보행통로 주변에는 근린생활시설과 교육 관련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에서 강조하는 '열린단지' 개념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다. 공공보행통로, 입체보행교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담장은 설치하지 않는다. 주민공동시설인 경로당,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돌봄센터, 수영장, 다목적체육관 등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외부에 개방한다.
압구정2구역은 금번 심의 시 수정가결된 내용을 반영해 고시된 후 통합심의(건축, 교통, 교육, 환경 등)를 거쳐 건축계획을 확정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나머지 압구정 3개 구역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공공성과 효율성이 조화를 이룬 계획안이 제시되면 서울시는 신속히 행정절차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강남의 요충지인 압구정 일대가 수변 주거문화를 선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카이라인과 개성있는 한강변 경관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