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보조금 못 줘"…캘리포니아·머스크 '정면 충돌'

사진=AFP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정면충돌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전기차에 대한 연방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에 대해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머스크 CEO는 즉각 “미쳤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양측의 갈등에 테슬라와 리비안의 주가 희비는 엇갈렸다.

뉴섬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에 대한 연방 보조금을 폐지할 경우 전기차 구매자에게 주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내 생산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던 걸 중단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 경우 지난해 주정부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폐지한 7500달러 상당의 세제 혜택을 다시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갈등은 해당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테슬라를 제외하겠다고 하면서 불거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캘리포니아 주지사실이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테슬라 차량은 제외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라며 “이건 미친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두 사람 간의 설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을 폐쇄하라는 뉴섬 주지사를 향해 “파시스트”라고 비난했고, 뉴섬 주지사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자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 성공에 대한 빚을 졌다”고 비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7월엔 뉴섬 주지사가 ‘성소수자 학생 관련 법(AB1955)’에 서명하자 “캘리포니아에서는 주 정부가 당신의 자녀를 빼앗아 갈 것”이라며 스페이스X와 X(옛 트위터)의 본사 이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 전기차 업체 주가 희비는 엇갈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96% 덜어진 33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후에도 시간외거래에서 1%대 추가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에 비해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다른 전기차 업체 주가는 올랐다. 이날 리비안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3.28% 급등한 11.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니콜라 주가도 이날 3.96% 오른 2.10달러로 마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