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도 피곤…길어지는 정몽규의 '4선 도전' 고민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 달라져"
사진=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4선 도전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려면 임기 종료 50일 전인 내달 2일까지 축구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를 밝혀야 하는데, 아직 뚜렷하게 출마 의사를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화요일마다 하는 축구협회 임원회의가 열렸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4선 도전 여부에 관한 의사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후보자 등록 전 열리는 마지막 임원회의여서 그가 임원들에게 우회적으로라도 밝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으나 정 회장은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진다.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그가 '아침에도, 저녁에도,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달라진다'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안건은 정 회장의 현 임기까지 진행해야 할 업무와 주말 열리는 코리아컵 결승전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정 회장은 2013년 축구협회 회장으로 선임되고 3선까지 성공해 12년 동안 한국 축구 수장 역할을 해왔다. 만약 그가 4선 도전에 나선다면 축구협회장 선거는 허정무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2파전이 된다.한편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승인을 받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비위 혐의로 수사 의뢰한 데다 직무 정지까지 당한 이기흥 체육회 회장도 지난 12일 체육회 공정위로부터 3선 도전을 승인받은 바 있다.

다만 축구협회 행정을 두고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져 온 가운데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이 기폭제가 되며 축구협회와 정 회장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퇴 여론에 더해 가족들도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정 회장은 4선 도전 뜻을 쉽게 굳히지 못하는 거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운영위원회는 내달 12일 구성돼 본격적인 선거 절차가 시작된다. 후보 등록은 내달 25일부터 사흘간이며, 선거는 1월 8일 열린다. 새 회장 임기는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시작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