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韓수출 둔화 시작…내년 성장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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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IB, 줄줄이 1%대로 낮춰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1%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라 한국의 수출과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이어 투자 대폭 감소 전망
소비자 경기 전망도 1년來 최악
26일 골드만삭스는 서울 신문로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2025년 한국 거시경제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지난달 제시한 2.2%에서 0.4%포인트 내렸다.
이날 전망을 발표한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전무)는 “올 하반기 수출 둔화가 시작된 데다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 시기를 정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전망치 하향 폭 중 0.3%포인트가 수출과 투자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외국계 IB들도 성장률 전망을 내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한국의 성장 전망을 2.0%에서 1.7%로 하향했다. 캐슬린 오 모건스탠리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트럼프의 관세 부과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각각 1.9%와 1.8%의 전망치를 제시한 노무라증권과 JP모간은 트럼프 당선 이후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추가 하향했다. 바클레이스와 씨티, HSBC 등도 1%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이는 국내 주요 연구기관이 아직 2%대 성장률을 제시하는 것에 비해 더 비관적인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우리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2.1%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권 전무는 “기관마다 전망하는 모델이 달라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내년에 2% 성장하기 위해선 재정 부양을 크게 늘리고 기준금리를 더 많이 내리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는 등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소비자의 경기 전망도 1년 만에 가장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과 비교해 7포인트 하락한 74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72) 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 폭은 2022년 7월(-19포인트) 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컸다.성장 전망이 악화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