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도 백기…트럼프 당선에 '다양성 정책' 후퇴

세계 최대 소매유통업체 월마트가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서 뒤로 물러났다.

26일(현지시간) AP, 블룸버그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공식 커뮤니케이션에서 'DEI' 용어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확인했다.대신 '소속감'(belonging)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존중하고 지원하는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납품업체와 계약할 때는 다양성 제고를 위한 인종이나 성별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기로 했으며 납품업체의 융자 적격성을 평가할 때도 인구통계학적 자료 수집을 중단할 방침이다.

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 평등 교육을 축소하고 성소수자(LGBTQ+) 옹호 단체인 '휴먼 라이츠 캠페인'의 순위 평가에도 빠지기로 했다.월마트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소수인종 우대 입학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보수단체들이 기업을 대상으로 DEI 정책을 철회하도록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지지자들은 DEI 정책을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면서 과도한 DEI 사례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이 정책을 공격해왔다.

보수 성향의 정치평론가이자 활동가인 로비 스타벅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개별 기업들을 겨냥해 DEI 정책을 공격해 왔다. 이후 포드, 할리 데이비슨, 로우스, 트랙터 서플라이 등 여러 기업이 이러한 정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고 AP는 전했다.특히 스타벅은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불매운동 등을 거론하며 월마트를 압박했다.

아칸소주 벤턴빌에 본사를 둔 월마트는 미국에서 160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서 인종 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한 2020년 백인 경찰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 사건 이후 유색 인종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