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손태승 영장 기각 "방어권 보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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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영장 기각 결정친·인척 부당 대출 의혹이 제기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증거 인멸·도망 염려 단정 못해"
서울남부지방법원 정원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2시부터 6시간가량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범행에 대한 공모관계나 구체적인 가담행위에 관한 검찰의 증명 정도에 비춰 보면, 피의자가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정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일부 진술이 거짓으로 보이거나 과거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추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현 단계에선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손 전 회장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친·인척 관련 법인과 개인사업자에게 승인된 4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에 관여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 8월 말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우리은행 현장검사 결과 자료를 넘겨받고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10월 들어서는 손 전 회장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수사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통보한 350억원에 더해 100억원대의 불법 대출이 추가로 이뤄진 것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부당대출의 당사자로 지목된 손 전 회장의 처남은 지난 9월 24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당대출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임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은 10월 15일 구속기소됐고, 부당대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성모 전 우리은행 부행장(현 우리은행 관계사 대표)도 11월 18일 구속된 채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달 20~21일 연이틀 손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손 전 회장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 등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이 이뤄진 것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