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절머리난다"...월세 10배 폭등에 백종원 '버럭'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컨설팅에 나서 '전국구 핫플'로 거듭난 충남 예산시장이 이번에는 젠트리피케이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상가 임대료가 6배씩 뛰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에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진절머리가 난다"며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시장을 통째로 옮길 수도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인근 낙후지역이 활성화해 외부인이 유입되고 임대료가 상승해 결국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장이 서는 날에는 200여명, 그 외에는 하루 20∼30명 방문하는 데 그칠 정도로 쇠락한 예산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예산이 고향인 백종원 대표가 시장 상가 몇 곳을 매매하고, 음식 컨설팅을 실시해 시장을 새로 단장했기 때문이다.

2019년 당시 공실률이 60%에 달했던 예산시장에는 현재 음식점과 카페 등 80곳이 들어서며 연간 350만명 넘게 찾는 명소가 됐다.

그러나 예산시장도 다른 '핫플레이스(인기 장소)'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께 백종원 대표가 당시 유튜브에서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를 표명했는데도 추세가 꺾이지 않자 백 대표가 "통째로 시장을 놔두고 다 나갈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까지 한 것이다.

26일 예산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는 특히 변화를 많이 느끼고 있다.

그는 "예산시장이 유명해지기 전에는 상가 한 칸을 얻는 데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 매매는 3천만∼4천만원이면 됐었다"며 "불과 1년 사이에 월세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200만원 또는 2천만원에 150만∼200만원이 됐고 매매가는 3억∼4억원 가니까 10배쯤 올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상가 주인의 월세 상승 요구에 수년 동안 창고로 사용하던 곳의 계약을 해지하고, 매장 내에 일부 공간을 창고로 쓰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매장을 시장 밖으로 이전한 사례도 있다고 그는 전했다.

상인들은 월세 급등이 불과 한 달, 몇 주, 며칠 사이에도 벌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예산시장에 가게를 연지 1년여 된 상인 B씨는 계약 당시를 회상하며 "가게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하고 불과 몇주 사이에 매매가 기준으로는 시세가 1억∼2억원씩 뛰더라"며 "요즘에는 계약할 때부터 월세를 내년에는 얼마, 후년에는 얼마 올리겠다고 명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B씨는 "백종원 대표님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백 대표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자는 취지로 예산시장에 들어왔다"며 "취지에 맞게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는데, 비수기에는 월세가 사실 부담이 많이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산시장이 유명세를 타기 이전에 계약된 인근 상가보다 약 7배 가까이 비싼 임대료를 낸다. 월세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지금처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되고, 음식의 질이나 서비스 등에서 문제가 생겨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게 상인들 의견이다.

백종원 대표와 함께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추진한 예산군 역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개인 간 거래라 행정기관에서 적극적인 제재를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군은 지난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예산군지회와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군 관계자는 "이 상황을 무겁게 보고 관련 부서와 함께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