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여론 듣는다면서…정부·野 "4대그룹만 나와라" 논란 [금융당국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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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야당, 자본시장법·상법 간담회"삼성 SK 현대자동차 LG 사장단이 요즘 제일 바빠요."
4대그룹 사장단만 콕집어 여론 수렴
"재계의 목소리 오롯이 못 담아" 비판
재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한 여론 수렴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다. 정부와 여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사장단을 콕 집어 간담회를 열어서다. 4대 그룹이 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긴 하다. 하지만 재계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자본시장법·상법 손질을 앞두고 일부 기업만 부르는 데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26일 재계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모처에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사장단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설명하고 재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정부는 이 같은 각계 의견수렴과 협의를 거쳐 연내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론 수렴 방식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상장사 가운데 4대 그룹 사장단만 초청해서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의 물적분할 재상장 및 합병·분할과 관련한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상장사 2600여 곳의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이들 모든 상장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여론 수렴 범위를 4대 그룹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재계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우려는 간담회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뒤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도 4대 그룹 사장단과의 간담회를 요청한 상황이다. 야당의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는 오는 29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상법개정안 관련 간담회를 연다. 야당은 TF 단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과 간사인 김남근 의원, 진성준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야당은 대한상의 관계자를 비롯해 4대 그룹 사장단 참석을 주문했다. 하지만 대한상의 측 등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배제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1일 재계의 상법개정안 반대 성명을 주도한 한경협이 야당에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