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부산샛'·'고시' 데이터 활용…부산 해양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한다

해양과학기술원 '오픈랩' 구성
데이터 기반 14개 플랫폼 개발
해양 중심의 AI 생태계 조성
부산 영도구 KIOST 오픈랩에서 열린 인공위성 기반 플랫폼 개발을 위한 실무자 회의. /KIOST 제공
부산시 주도로 개발에 들어간 초소형 인공위성 ‘부산샛’의 목표는 부산항 연안의 미세먼지 관측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해안을 관측할 탑재체를 개발했다.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역시 천리안 해양관측 위성 2호기 ‘고시(GOCI-2)’를 통해 엽록소 농도와 총 부유물질 농도 등 26종의 데이터를 얻어 연구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인공위성에서 쏟아내는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KIOST에서 이뤄지고 있다. 부산샛 발사 프로젝트와 연계해 KIOST는 ‘오픈 랩’을 구성했다. 기업, 대학 등과 공동으로 위성 데이터 기반 14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해양 중심의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위성 데이터, 어떻게 활용하나

KIOST가 개발한 ‘해양 위성정보 기반 해양환경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해양관측 위성의 광학 데이터와 해양과학기술원이 보유한 다양한 해양 관련 데이터, 부산대가 지구 관측 위성 ‘랜드샛’을 활용해 만든 지표 영상 데이터가 종합적으로 결합했다.

이를테면 KIOST는 2004년 이후부터 발표되는 연안 침식 실태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3D(3차원) 수중 GIS를 통해 바닷속 조류와 해류 시각화 데이터를 만들었다. 해색위성인 고시2 위성으로부터는 엽록소 농도 등 26종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해색위성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에서 반사되는 빛 정보를 수집하므로, KIOST는 수중과 해양 대기를 아우르는 시각화된 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기반을 마련했다.KIOST가 해양 중심의 데이터를 쌓았다면 부산대는 지표 분석 위성인 ‘랜드샛’을 통해 7종의 지표 식생 지수를 개발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대기 관련 정보를 결합한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의 활용처는 다양하다. 우선 지난해 KIOST가 특허를 낸 ‘공간정보 디지털 트윈 3D GIS 기반 월파 시뮬레이션’은 태풍으로 파도가 도심에 침투할 가능성을 계산하고, 도심 내 어느 구역에 특히 많은 파도가 들이닥칠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8월 태풍 카눈이 왔을 때 서구 송도해수욕장의 태풍 전후 피해량을 분석한 결과 1만5981㎥의 모래가 유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임학수 KIOST 해양재난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국내 연안의 침식 정도를 분석하거나 기상청의 72시간 태풍 경로 데이터를 결합해 기상청 공식 발표 전 시나리오별로 특정 지역에 어느 정도의 피해가 일어날지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샛, 위성 데이터 활용으로 시너지

산업통상자원부, 부산시 등은 KIOST 오픈 랩에 지난해부터 56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위성 데이터 기반의 해양 산업 육성 사업을 지원한다. KIOST는 부산대, 해양대 등 대학과 스마트엠투엠, 스마트뱅크, 텔레픽스 같은 기업과 함께 14개의 플랫폼을 개발한다.이미 370종의 데이터셋이 만들어졌거나 가공되고 있다. 스마트뱅크는 270종의 해양 관련 데이터셋을 가공하고 있다. 공공 및 산업 데이터를 수집한 뒤 융합 데이터를 산출하고, 만들어진 데이터셋은 KOLAS(한국인정기관) 인증으로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름철의 관광업 사업화 위치 선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수산물 가격 정보 예측이나 선박 이상 탐지 감별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연구원은 “14개 플랫폼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내년에 개발할 예정이다”며 “최종 목표는 부산샛 발사 이후 2026년까지 부산샛의 데이터셋을 이 플랫폼에 포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