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업 연결하는 '지산학 브랜치'…도시 전체가 산학 캠퍼스로 연결

동의대 AI 대학원, 로보원 협력
재활용 선별 로봇연구과제 수행

부산테크노파크 지산학 2.0 추진
올 100개 대학·기업 브랜치 결실
부산시는 2년 전 지산학 협력체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대학 연구실이 과제를 수행하던 기존 산학협력 체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에 기대 지역 산업과 거리가 먼 과제를 수행하는 지역 대학의 연구 체계 대신 지역과 산업체, 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는 올해 100개의 대학과 기업에 지산학 브랜치를 만드는 결실을 거뒀다. 대학과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양성 네트워크를 부산시가 공유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지난 13일 지산학 협력 체계 고도화를 위한 전문가 집담회를 열었다.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동의대가 만든 AX 협력체계

동의대 인공지능그랜드ICT연구센터(이하 인공지능센터)는 동남권의 유일한 AI(인공지능) 대학원 인공지능학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동의대는 AI 특화 대학원을 유치했다. 한해 25명 규모의 대학원생을 모집하며, 2020년 이후 누적 졸업생은 123명에 달한다. 대학원 단일학과 규모에서 상당히 큰 규모라는 평가다.

인공지능센터에는 올해 기준 14개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전공별 교수가 AI 기반의 다양한 연구과제를 기업과 함께 수행한다. 산학 협력 프로젝트는 14개 공동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도 진행된다. 이를테면 로보원은 AI 재활용 선별 로봇 연구 개발 과제를 동의대와 함께 수행했다. 재활용 작업장에서 수많은 인력이 수작업으로 분류했던 작업은 AI가 접목된 로봇팔이 자동으로 수행하게 됐다. 특히 컴퓨터 비전 기술과 로봇 소모품 교체 예측 기술을 함께 개발해 폐기물 관리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였다.

로보원은 인공지능센터와의 연구개발로 국내 한 대기업으로부터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이 기업의 전자 폐기물 장비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인공지능센터에는 90개가 넘는 기업이 기술개발에 동참하고 있으며, 재직자 교육 과정을 개설해 지역 기업 현직자가 AI 기술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도시 전체가 지산학 연결

부산테크노파크는 지산학 2.0 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지산학 정책의 토대를 구축하고 100개의 브랜치를 발굴했다면, 지산학 2.0은 도시 전역을 산학연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자체와 대학, 기업의 연결망을 더 강화한다는 취지다. 부산테크노파크는 홀시티 오픈캠퍼스, 필드 디그리 프로젝트, 현장 기술 케어랩, 대학생 기업인턴 지원, 라이즈 얼라이언스를 지산학 2.0의 실행 전략으로 제시했다.

지산학 브랜치를 중심으로 산업별 캠퍼스를 조성한다. 또 세대별 캠퍼스와 문화별 캠퍼스 등 부산의 평생학습 및 문화 인프라를 연계한 형태의 오픈 캠퍼스를 만들 예정이다.

산업별 캠퍼스는 2차전지, 수소 산업, 미래 모빌리티, 우주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기업주도형 오픈 캠퍼스가 주축이 되는 공간이다. 인재 양성 및 일자리 창출, 기술개발은 각 대학과 연계한 ‘필드 디그리 프로젝트’와 ‘현장 기술 케어랩’을 통해 각 산업 현장에서 해결한다. 기업 규모별 스타트업·앵커·매뉴콘 캠퍼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지자체 주도의 대학 혁신 모델인 라이즈(RISE) 주축의 얼라이언스를 통해 부산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더 강력한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지역 전략산업별, 인재 육성과 기술개발 등 특성에 따른 지산학 브랜치를 완성했다”며 “기술개발과 인재 채용 등 각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실무 협의체 중심의 지산학 얼라이언스를 새롭게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