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출생아 8% 증가…출산율 반등 '청신호'

3분기 혼인 건수 5만1706건…24% 증가
"현재 흐름 이어지면 올해 출산율 0.74명"
서울 목동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사진=최혁 기자
올 3분기 출생아 수가 작년 3분기 대비 8% 증가한 6만1288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도 24% 급증했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작년(0.72명)보다 높아지는 게 확실시되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4년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출생아 수는 6만1288명으로 전년동기대비 4523명(8.0%) 증가했다. 2012년 4분기(5102명)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 9월 출생아 수는 2만590명으로 작년 9월보다 1884명(10.1%) 늘며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그렸다.올해 들어 9월까지 총 출생아 수는 17만86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285명(0.7명) 증가했다. 지난 1~8월 누적 출생아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적었는데 9월 출생아 수까지 더한 결과 플러스 전환했다.

올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05명 증가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합계출산율은 각각 0.76명, 0.71명이었다. 정부는 올해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해 0.74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출생아 수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2022년 하반기 이후 혼인 건수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혼인 건수는 '출생아 수의 선행 지표'로 꼽힌다. 혼인 건수는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2021년 혼인 건수가 급감한 뒤 코로나19 완화와 맞물려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당시에 결혼한 이들이 2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첫째 아이를 출산하며 최근 출생아 수 증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인구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30대 초반에서 출산이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1991~1995년생은 한 해 70만명 넘게 태어난 세대로, 30대에 접어든 이들이 혼인 후 본격적으로 아이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3분기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을 보면 25~29세는 20.8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4명 감소한 반면 30~34세(71.0명)는 6.6명 증가했다.

결혼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3분기 혼인 건수는 5만1706건으로 작년 3분기보다 1만3건(24.0%) 증가했다. 9월 혼인 건수(1만5368건)는 전년동월대비 2428건(18.8%) 늘며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혼인 건수도 16만1771건에 달하며 전년동기대비 12.8% 증가했다. 혼인에 대한 젊은 층의 긍정적 의향이 늘어나고,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줄이려는 정책적 노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출생아 수 증가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 모두 높을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면서도 "현재 숫자 자체가 낮기 때문에 반등이라고 하기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