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33년 만에 재건축 추진…분담금 등 '첩첩산중'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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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샛별마을 등 3만6000가구 선도지구 지정
최대 변수 '분담금'…'지역 격차' 우려
이주 대책·광역 교통 개선 방안 마련해야
국토교통부는 27일 1기 신도시 13개 구역에서 모두 3만5987가구를 선도지구로 선정했다.분당에서는 샛별마을(동성·라이프·우방·삼부·현대빌라)과 양지마을(금호1·청구2·금호한양3·5·한양5·6·금호청구6), 시범단지(우성·현대·장안건영3) 등 3개 구역, 1만948가구가 선도지구로 지정됐다. 선도지구 수준의 지원을 받는 목련마을 빌라 단지를 더하면 분당에서만 재건축되는 물량이 1만2055가구다.
일산에서는 백송마을(1·2·3·5단지)와 후곡마을(3·4·10·15단지), 강촌마을(3·5·7·8단지) 등 3개 구역, 총 8912가구가 선도지구가 됐다. 연립주택인 정발마을 2·3단지 262가구까지 포함하면 9174가구다. 분당 다음으로 가구 수가 많다.
평촌의 경우 꿈마을(금호·한신·라이프·현대)과 샘마을(임광·우방·쌍용·대우·한양), 꿈마을(우성·건영5·동아·건영3) 등 3개 구역, 5460가구가 선도지구에 해당한다. 중동은 반달마을A(삼익·동아·선경·건영)와 은하마을(대우동부·효성쌍용·주공1·2) 등 5957가구가, 산본은 자이백합·삼성장미·산본주공11(2758가구), 한양백두·동성백두·극동백두(1862가구) 등 4620가구가 재건축에 먼저 나선다.
정부는 '정량평가'만으로 선도지구를 선정했다. 추후 분쟁 소지를 고려해 점수대로 1등부터 줄을 세워 정했다는 뜻이다.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표준 평가 기준에서 '주민 동의율' 점수가 60점으로 가장 높았지만, 이는 당락을 가르는 요소가 되지 못했다. '만점' 단지가 속출해서다. 분당의 경우 주민동의율 95%를 넘긴 만점 구역이 10곳이 넘는다.
산본과 중동 역시 선도지구 신청 구역들의 동의율이 비슷해 주차대수 확보 방안, 참여 가구 수에서 점수 차이가 났다. 다만 평촌에선 동의율이 당락을 결정지었다. 각 지자체는 선도지구에 선정된 지구의 평가 점수와 순위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용적률에 따른 사업성 차이로 '분담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현재 재정비 기준 용적률(아파트 기준)은 △분당 326% △일산 300% △평촌 330% △산본 330% △중동 350%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개별 조합원들의 자금 여력, 즉 추가분담금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가 재건축 추진의 관건"이라며 "부촌을 중심으로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1기 신도시 내에서도 지역적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이주 대책도 문제다. 국토부가 목표로 제시한 2030년부터 입주가 이뤄지려면 선도지구 아파트 주민들은 2027년 이전에 이주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주민 전용 단지나 주택을 공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당장 2026년 선도지구 단지들의 이주가 시작돼야 하기에 국토부는 다음 달 선도지구를 포함한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대책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이주 대책과 광역 교통 개선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주민의 생활 불편과 지역 내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주가 예상되는 시점에 수도권 신축 아파트 공급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비아파트 비선호 현상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해 인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투기 우려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가격 상승이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