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폭설에 '이 옷' 불티나게 팔렸다…남녀노소 '우르르'

패션업계 겨울상품 매출 회복

패딩 판매량 70% 이상 폭증
두꺼운 코트 수요도 크게 늘어
두터운 외투와 방한용품을 챙겨 나온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습적인 한파와 폭설이 강타한 가운데 코트, 패딩 같은 겨울옷의 '매출 반등'이 예상된다. 그간 따뜻한 날씨와 내수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 있던 패션업계는 겨울 상품 매출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27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때 아닌 폭설이 쏟아지며 서울에선 16㎝가 넘는 눈이 쌓였다. 1907년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월 적설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기상청은 “27,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까지 떨어진다”며 “초속 20m(시속 약 70km) 안팎의 강한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는 더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아침 최저기온이 7도로 평년보다 포근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 만에 10도 넘게 내려가는 것이다. 추위는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며 영하 6도까지 내려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이처럼 갑작스러운 눈과 추위에 불편을 겪는 이들이 많지만 패션업계만큼은 내심 반기는 모양새다. 패션·의류업계는 내수 침체에 이상고온 여파로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때문에 최대 성수기인 4분기가 관건인데,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겨울철 옷이 얼마나 팔리느냐가 패션업계의 한 해 실적을 좌우한다.
스파오 팝업에 방문해 패딩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업계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찾아온 강추위에 실제 패딩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에선 11월 겨울 아우터인 푸퍼 컬렉션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72% 급증했다. 푸퍼는 충전재를 넣어 부풀린 아우터인데 보온성과 실용성을 갖춘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오의 푸퍼 컬렉션으로 라이트·씬라이트·패딩조끼·소프트다운·푸퍼·롱패딩 등 6종, 20여가지 스타일이다.

스파오는 "푸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 감지했지만 이처럼 인기를 누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올 겨울 한파에는 대비했지만 이처럼 갑작스러운 추위에 따른 이상저온 현상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에도 어느정도 양호한 판매고를 보였는데 강추위까지 닥치면서 매출이 더 늘 것으로 보인다”며 “올 연말까지 6000억원대 연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무신사에서도 패딩이 잘 팔리는 분위기다. 무신사는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열었는데, 전체 카테고리 중 '패딩·헤비 아우터(두꺼운 겉옷)' 거래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무신사의 할인 행사인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는 판매액이 48시간여 만에 1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흥행 했는데 겨울 패딩이 이 성과에 크게 한 몫 한 것이다.

LF가 전개하는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의 헤비 아우터(방한용 외투) 매출도 지난 9월부터 약 두 달간 330% 늘었다.
한 백화점에서 패딩을 구경하는 소비자. 사진=롯데쇼핑 제공
‘겨울 장사’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여성복들도 아우터 판매가 늘며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신세계톰보이의 패션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STUDIO TOMBOY)에선 재킷과 코트 등의 아우터 카테고리 매출은 55% 증가하며 브랜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달(11월 1일~7일) 매출이 이미 전년 동기 대비 40.7% 늘었으며 12월이 다가오면서 매출이 더욱 가파르게 느는 추세다.특히 한파를 대비한 두툼한 아우터용 코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브랜드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보브에서도 지난 1∼7일 코트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41.2% 느는 등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신세계톰보이 관계자는 “앞으로 계속 한파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날씨와 고객 소비 패턴에 맞춘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적극 펼쳐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