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급물살…SK스퀘어·CJ ENM 공동 투자

총 2500억원 전략적 투자 단행
‘만기 도래’ 웨이브 전환사채부터 갚기로
내년 상반기 합병법인 출범 목표
합병법인 경영권은 CJ ENM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K스퀘어와 CJ ENM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에 나섰다. 토종 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SK스퀘어와 CJ ENM은 27일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을 웨이브에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티빙 대주주 CJ ENM(지분 48.9%)가 웨이브 대주주 SK스퀘어(지분 40.5%)와 함께 웨이브가 새롭게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취득하는 방식이다.이번 투자는 티빙과 웨이브를 합병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양사는 “티빙과 웨이브의 사업 결합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웨이브의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만기가 28일 도래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두 회사가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이번 투자금은 재무적투자자(FI)에게 기존 전환사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투자재원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SK스퀘어와 CJ ENM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티빙과 웨이브의 OTT 사업 시너지 강화 전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합병법인은 내년 상반기께 출범할 전망이다. 합병 계획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말이지만 1년 가까이 속도가 더뎠다. 티빙, 웨이브 주요 주주 모두 합병 찬성 의사를 밝힌 가운데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까지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다. KT는 합병법인 탄생시 기존 유료방송 1위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의사 결정을 망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CJ ENM은 KT 측을 설득 중이다.

SK스퀘어와 CJ ENM은 본계약을 마무리하는대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내 합병법인을 출범한다는 구상이다. 합병은 CJ ENM으로의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형태다. 합병법인 경영권을 CJ ENM이 갖는 것으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전략적 공동 투자로 티빙과 웨이브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본격적인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이번 투자로 이용자 편의성 제고와 콘텐츠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사업적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이용자 만족도는 물론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