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동남권 스타트업' 맞춤지원 통했다

벤처 생태계 활성화 '넥스트원 부산' 1기 데모데이

한국정밀소재산업 등 17개社
보육 프로그램 통해 성장 질주
4개월간 5곳 139억 투자 유치

올해 2500억 이상 펀드 조성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 지원
지난 26일 부산 중구 산업은행 넥스트원 센터에서 열린 제1회 넥스트원 데모데이에서 서현교 한국정밀소재산업 이사가 사업 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민건태 기자
산업은행이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출범시킨 ‘넥스트원 부산’이 첫 결실을 맺었다. 소재, 에너지, 2차전지 및 모빌리티 등 국가 전략 기술 분야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대거 발굴했다. 산업은행은 부산시와 결성한 미래성장벤처펀드와 연계해 발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2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전날 부산 중구 KDB IR센터에서 넥스트원 부산 1기 데모데이가 열렸다. 넥스트원은 2020년 산업은행이 만든 초기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이다. 지역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난 6월부터 부산에 지역 거점을 마련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해 왔다. 1기에 포함된 17개 기업은 △첨단소재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테크 △바이오헬스 등 국가 전략 기술 분야와 동남권 중점 육성 산업에 특화한 곳들이다.1기 졸업 기업 중 눈에 띄는 곳은 한국정밀소재산업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방탄용 슈퍼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슈퍼소재 원재료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하고 있지만 정작 고부가가치 시장인 원재료 가공 복합소재 부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국내 시장의 문제점 해결에 나선 것이다. 한국정밀소재산업은 2세대 슈퍼소재 4대 글로벌 기업의 유럽·미국 공급 구조의 틈새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남미 등에 소재를 공급해 지난해 4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동남아시아 진출과 해외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뉴에너지는 산업용 보일러 탄소 저감 기술로 주목받았다. 내년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를 앞두고 인더스트리 머신(산업용 기계) 분야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전자식 가열 기술을 적용한 이온 히팅 시스템으로 수상했다. 일반 산업용 가스보일러 대비 탄소 배출량과 가스요금을 60~70% 절감할 수 있다. 회사는 이 기술을 전열기기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지난해 5월 브이런치(V:Launch)를 부산에서 선보여 지역 혁신기업 43개사의 투자설명회(IR)를 지원했다. 이 중 14개 기업이 1347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넥스트원 부산 역시 4개월 만에 5개 기업이 13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브이런치를 시작으로 넥스트원으로 이어지는 산업은행의 벤처 생태계 프로그램이 기술 기반 기업의 성장을 도울 지역의 핵심 창업 자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산업은행은 ‘부산 미래 성장 벤처펀드’를 통해 2500억원 이상의 자펀드를 올해 조성했다. 1년에 두 번 운영되는 넥스트원 부산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부산 미래 성장 벤처펀드뿐 아니라 산업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다양한 펀드 투자에 연계될 예정이다.

김영진 산업은행 부행장(지역 성장 부문)은 “동남권 지역의 벤처·스타트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 고유의 직접 투·융자 기능, 벤처펀드 조성을 통한 간접 투자 및 지역특화 벤처플랫폼인 KDB 브이런치와 연계한 후속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