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전 'US스틸 인수'…바이든 승인 재촉하는 이시바

'인수계획 승인요청' 서한 보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사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계획을 승인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은 최대 대미(對美) 투자국이며, 바이든 정권 아래 미·일 동맹은 어느 때보다 견고해졌다”며 “4년간의 성과에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도록 매수 계획의 승인을 요청한다”고 적었다.일본제철은 미국 산업화 상징으로 꼽히는 US스틸을 149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이 같은 인수를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미국 여야가 초당적으로 반대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노동자 표심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본제철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심의를 재신청했고, 9월 심의 기한이 90일 연장됐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CFIUS 판단은 연말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업무를 담당하는 모리 다카히로 일본제철 부회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하는 경우 “얘기하러 가겠다”며 “이 건은 외국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트럼프 당선인 방침에 지극히 가까운 안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에도 “(US스틸을 일본제철에) 팔게 놔두지 않겠다. 좋은 거래일지 몰라도 상관없다”며 “내가 그곳(백악관)에 도착하기 전에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