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증권 '신사업 실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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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해 673억원 규모의 실탄을 쏜다. 현대차증권의 대규모 자본 확충은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그룹 주요 계열사가 동시에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자산관리(WM) 등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현대차증권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00억 중 673억 출자하기로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차증권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27일 공시했다. 현대차는 현대차증권 지분 25.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374억6100만원을 쏘기로 했다. 배정 물량을 모두 청약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기아 등의 배정 물량까지 합하면 현대차그룹이 집행하는 자금은 67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앞서 옛 신흥증권(현 현대차증권)을 인수하면서 2008년과 2009년 각각 유상증자로 총 2271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현대차증권의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2000억원 규모다. 구주 1주당 신주 0.699주가 배정되며, 총 3012만482주가 신규 발행된다. 예정 발행가액은 6640원이다. 현대차증권은 차세대 원장 시스템을 교체하고 2019년 발행한 775억원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상환하는 데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9월 말 기준 약 1조2931억원으로 비슷한 규모의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에 밀리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자본 규모는 1조4931억원으로 늘어난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밸류업을 통해 업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현대차증권의 증자 추진에 대해 “자본 적정성 지표를 올리고 수익 기반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회사의 신용도 하방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을 매입한다고 했다.지난 8월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개한 밸류업 계획의 일환이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