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KB라이프 대표, 차기 국민은행장에 내정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60)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차기 행장에 내정됐다. KB금융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국민은행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은 27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 대표를 추천했다. 1964년생인 이 대표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주택은행에 입행했다.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을 지낸 ‘재무통’으로 꼽힌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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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552조원, 임직원 1만5000여 명의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장으로 27일 내정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60·사진)는 ‘재무통’이면서도 영업부터 여·수신 업무까지 은행 현안을 폭넓게 이해하는 경영자로 꼽힌다.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선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은행·비(非)은행 부문의 시너지를 강조해온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이 대표를 앞세워 국민은행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내정자는 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과 개인고객그룹 전무 등 영업 업무에 잔뼈가 굵다. 영업 현장에서 꼼꼼한 일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으로 은행의 안살림을 맡기도 했다. 이후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총자산 700조원의 국내 최대 금융그룹 CFO에 올랐다. 겸손하면서도 업무적으로는 ‘할 말은 하는’ 성격이어서 양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이 내정자는 지난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으로 출범한 KB라이프의 초대 수장을 맡아 성공적인 통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니어 사업을 추진해 신시장도 개척했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한 게 대표적이다. KB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전년도 합산 순이익(1358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K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이 내정자는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로 지주사와 은행, 비은행 등 전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비은행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은행장 취임을 앞둔 이 내정자 앞에는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 탈환’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국민은행은 올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충당금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8420억원 적립하면서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 정상화도 이뤄내야 한다.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영업과 외환, 재무 등 은행 현안 업무 경험이 풍부한 데다 보험사 대표를 지낸 만큼 비이자이익과 글로벌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이 내정자는 은행장 후보추천위원회 추천 절차와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취임한다.

한편 KB금융 대추위는 다음달 중순께 KB증권과 KB카드, KB라이프 등 주요 계열사 차기 대표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이 교체되면서 CEO 인사 폭도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성현 KB증권 대표(4연임)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연임)의 연임 여부가 관심을 끈다. KB국민카드와 이 내정자의 국민은행장 선임으로 공석이 된 KB라이프 대표에는 국민은행(부행장)·KB금융(부사장) 출신 인사를 발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이환주 국민은행장 내정자 약력△1964년 서울
△1990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학사
△1991년 주택은행 입행
△2019년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전무
△2020년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대표(부행장)
△2021년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
△2022년 KB생명보험 대표
△2023년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