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주관 대표 "조성진 우승으로 한국의 저력 확인"

쇼팽 콩쿠르를 주관하는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트
슈클레네르 대표

한국에서 콩쿠르 진행 일정 발표

"콩쿠르 함께 보며 대중들도 즐겼으면"
"쇼팽 콩쿠르를 통해 클래식 음악이 일반 대중에게 더욱 가깝게 느껴지면 좋겠어요."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대표)

이탈리아의 마우리치오 폴리니(1960), 폴란드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1975), 한국의 조성진(2015)….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을 우승자로 배출한 국제 쇼팽 콩쿠르가 내년 열아홉번째 경연 대회를 연다. 쇼팽 콩쿠르를 주관하는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트'의 슈클레네르 대표는 28일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콩쿠르에 대한 소개와 내년도 일정을 발표했다.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쇼팽 인스티튜트 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 '2025년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팽 콩쿠르는 폴란드 대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프리데리크 쇼팽을 기려 1927년 시작됐다. 전세계 음악 콩쿠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음악계 올림픽'이라 불릴만큼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다.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기도 한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5년 마다 열리는 이 콩쿠르에서는 16~30세의 젊은 연주자들 가운데 최고의 쇼팽 해석자를 뽑는다.

이날 쇼팽 인스티튜트 측은 "이번 콩쿠르를 통해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일환으로 제19회 콩쿠르에서는 심사위원단에 처음으로 클래식 분야의 오랜 경력을 지닌 언론인 한명이 포함됐다. 슈클레네르 대표는 "클래식은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의견이 중요하다"면서 "심사위원단을 모실 때 교수진, 학자, 음악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분을 꼭 모시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인은 예술을 재해석해서 대중에게 좀 더 쉬운 언어로 통역해주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나의 상징으로 쇼팽 콩쿠르가 대중의 의견도 반영하는 콩쿠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쇼팽 인스티튜트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쇼팽 인스티튜트는 공식 파트너사인 공연기획사 WCN과 이날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했다. 클래식 애호가 한 명을 뽑아 쇼팽 콩쿠르 결선을 바르샤바 현장에서 직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행사다. 음악 콩쿠르가 오프라인에서 이런 프로모션을 하는 건 보기 드문 사례다.

슈클레네르 대표는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음악 교육을 받고 얼마나 많은 대중이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지 알게 됐을 때 놀라웠다"면서 "최고의 인재들이 함께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한국에 직접 왔다"고 했다. 이어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우승함으로써 한국에 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제19회 쇼팽 콩쿠르 본선은 내년 10월 2일 역대 우승자들의 개막 콘서트로 시작된다. 이에 앞서 내년 1월 12일까지 지원서를 제출한 이들 중 심사위원단이 약 160명을 선발한다. 이들은 내년 4~5월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예선에 참가하게 된다. 이 가운데 약 80명이 10월 본선에 진출한다. 3주간 진행되는 본선을 거쳐 10월 20일 우승자가 발표된다. 시상식과 수상자들의 첫 번째 갈라 콘서트는 같은 달 21일 열린다.

대회의 모든 단계는 쇼팽 콩쿠르 공식 웹사이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된다. 콩쿠르 직후에는 한국을 비롯해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호주에서 입상자들의 월드 투어가 이어진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