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흉기 찔린 부부 '미스터리'…남편 사망·아내 위독 왜

YTN 뉴스화면 캡처
동광산 톨게이트 인근 고속도로에서 한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 선 것은 지난 26일 오전 11시 30분쯤.

사고 현장을 지나던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급대는 승용차 안에서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50대 부부를 발견했다.경찰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섰지만 사건 전말을 밝혀줄 당사자들이 사망하거나 위독한 상태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로 발견된 50대 남성 A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차 안에서 나온 흉기에 대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식을 의뢰한다.

전날(26일) 오전 무안-광주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도로 한가운데 멈춰 선 승용차 안에선 각각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50대 부부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운전석에는 의식이 없는 아내 B씨가 있었으며 조수석에는 남편 A 씨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B씨는 수술받았고 A씨는 끝내 사망했다. 상황을 진술할 수 있는 유일한 당사자인 B씨가 현재 위독한 상태로 의식을 되찾을지 여부도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다. 두 사람은 모두 목과 복부 등에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경찰 조사 결과 차량 블랙박스는 음소거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 사고 전 이들 부부에게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경찰은 외부인이 사건에 연루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부부가 서로 흉기 다툼을 벌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경찰은 차량 내부에서 흉기를 발견했지만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어 부부 사이에서 벌어진 일로 추정하고 있다.

의문점은 유족과 주변인 조사에서도 부부 갈등이나 가정 문제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A씨는 광주의 한 재활병원에 입원해 있다 아내와 함께 전남에 있는 거주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병원에서부터 마지막 발견 장소까지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등 정황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흉기를 미리 준비한 계획범죄인지, 우발적 범죄인지. 달리는 차 안에서 흉기로 서로를 찌른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상대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자해를 한 것인지. 이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지 경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